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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ㅏ Oct 27. 2024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분명 그렇게 된 이유가 있지

EP67: 루나와 신비한 숲

 깊은 숲 속에는 "마음의 나무"라 불리는 신비한 숲이 있었다. 이 나무들은 마을 동물들의 마음과 성향을 반영해 자라났기 때문에, 그 수형과 모양이 각각 다르고 독특했다. 어떤 나무는 뾰족한 가시가 잔뜩 돋아 있었고, 또 어떤 나무는 매끈한 줄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었고, 나무껍질이 단단하게 덮여 있어 속을 알 수 없는 나무도 있었다. 동물들은 이 숲을 가끔 찾았지만, 나무들이 너무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루나는 이곳의 전설을 듣고 호기심에 숲을 찾아왔다. 숲에 도착한 그녀는 나무마다 독특한 형태를 가진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한쪽에는 가지가 무성하게 뻗어 다른 나무를 가리는 나무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가시가 가득한 나무가 있어 가까이 가기 어려웠다. 루나는 이 숲이 마을 동물들 간의 성향과 신념, 가치관을 반영한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한 나무에 다가갔다.


가장 먼저 그녀가 마주친 것은 커다란 잎사귀를 가진 나무였다. 이 나무는 잎사귀가 너무 많아 주변의 햇빛을 독차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다른 나무들이 그늘에 가려 자라기 힘들어 보였다. 루나는 그 나무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잎사귀를 많이 가졌나요?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 햇빛을 받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나무는 잎사귀를 살랑이며 대답했다. 


"나는 약한 줄기를 가지고 있어. 잎사귀가 많아야 햇빛을 최대한 모아 살아갈 수 있지. 다른 나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도 살아가려면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어."


루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다른 나무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 나무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런 모습이 되었던 것이다. 나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다음으로 루나는 뾰족한 가시가 가득한 나무를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가시들이 반사적으로 날카롭게 솟아올랐다. 루나는 조심스럽게 가시를 피하며 말했다.


"왜 이렇게 가시가 많아 보이나요? 다른 나무들은 다가가기도 어려워 보이네요."


가시가 많은 나무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나는 이전에 많은 동물들이 나에게 상처를 입혔어. 그들이 내 껍질을 벗기고, 나를 긁어대는 바람에 다친 적이 많았지. 그래서 가시를 만들어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된 거야. 다른 나무들이 다가오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나도 무섭고 상처받기 싫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루나는 그 나무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겉으로는 다가가기 힘든 나무처럼 보였지만, 그 또한 과거에 받은 상처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었다.


숲을 걸으며 루나는 점점 다양한 나무들을 만났다. 어떤 나무는 꽃을 피워 주변을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다른 나무들은 그 향기 때문에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또 어떤 나무는 잎이 없고, 껍질만 남아 있어 메마른 느낌을 주었다. 루나는 나무마다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이 그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겉모습만으로는 그들의 과거와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날 저녁, 루나는 숲의 중앙에 있는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 모든 나무들을 둘러보았다. 각각의 나무들이 왜 그런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지 하나씩 이해하게 되자, 그녀는 이 숲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다만 동물들이 이 나무들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루나는 더 깊이 알아가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튿날 아침, 루나는 마을로 돌아와 마을 동물들에게 이 숲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숲은 우리 각자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아요. 겉모습만 보고 서로를 판단하고, 그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만난 나무들처럼 우리도 각자의 사정과 이유가 있어 그렇게 행동하게 된 걸 거예요."


동물들은 루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평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했던 자신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다람쥐는 평소 곰이 무뚝뚝하고 다가가기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곰에게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우는 노루가 늘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이유가 있을 거라 여겨졌다.


루나는 다시 한번 말했다.


 "우리 각자가 가진 고유한 모습과 태도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것들이에요. 서로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 후 마을에서는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서로에게 다가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다람쥐는 곰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곰은 다람쥐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우는 노루에게 다가가 그녀의 불안함에 대해 물었고, 노루는 여우에게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일들을 차분히 이야기했다.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마을은 점점 더 조화롭게 변해갔다. 동물들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 다름을 존중하게 되었다. 루나는 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이제 마을 동물들이 서로를 겉모습이 아닌 내면으로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루나는 다시 숲 속의 나무들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각자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다름이 서로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거야.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지, 정치성향, 종교여부, 하는 행동 등. 나도 솔직히 감성적으론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성적으로 이해된다. 저 사람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살게 된 이유가 분명이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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