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아무것도 아니고 이해되지 않는 일일지라도
루나가 자그마한 방 안에서 눈을 떴다. 아무것도 없이 오직 하나의 버튼만이 존재하는 방안에 한 남자가 서 있다. 남자는 하루 종일 단 하나의 버튼을 누르며 살고 있었다. 루나는 남자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다가가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이 버튼을 누르고 있어요. 이 버튼을 누르는 일이 세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죠.”
루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물었다.
“이 버튼을 누르는 것이 어떻게 세상에 도움이 되나요?”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글쎄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 버튼을 누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나는 매일 이 일을 하고 있죠.”
루나는 남자의 말을 듣고 더욱 궁금해졌다. 그래서 남자가 하는 일을 자세히 조사해 보기로 했다. 루나는 오랫동안 남자를 지켜보았다. 남자가 하는 일은 정말로 단순했다. 남자는 하루종일 그저 버튼을 누를 뿐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버튼을 누르고 대기하는 것을 계속 반복할 뿐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변화도, 결과도 없었다.
남자가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루나는 방 밖으로 향했다. 루나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조사를 시작했다. 시장을 만나 물어보기 물어보기도 하고, 물리학자와 철학자를 만났으며,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남자가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루나는 도시의 중심가로 나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자그마한 방에서 버튼을 누르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시나요?”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같았다.
“그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루나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무도 남자의 행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루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남자가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해봤지만, 당신이 하는 일이 정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왜 계속 이 일을 하고 계신가요?”
남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나는 이 일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어요.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겠죠. 하지만 나는 이 일을 통해 나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어요.”
루나는 남자의 말을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세상에는 무의미해 보이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일들조차도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었다. 만약 아무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무기력한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그래서 사회는 때때로 무의미해 보이는 일조차도 의미 있는 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도 본질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남자가 하는 행위도 이상할 게 없었다. 루나는 이 꿈 세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루나는 남자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하는 일이 정말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 일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이죠. 사실 세상에 정말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스스로 의미 있다고 믿으면서 행동하는 것이 다니까요.”
남자는 루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나는 이 일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았어요. 누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라도, 정말 아무 일도 아닐지라도. 저에겐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줘요.”
루나는 꿈에서 깨어나며 생각했다.
“어차피 의미 없는 삶이라면, 그냥 가만히 있다가 죽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면서 사는 게 낫겠지."
루나는 또 하나의 꿈 여행을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