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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ㅏ Sep 16. 2023

스포츠의 세계

EP6: 환상의 플라잉 볼 결승전!



루나가 눈을 떴다!


넓은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사람들과 넘치는 함성이 루나를 감싼다. 뜨거운 열기 황홀경과 같은 관중의 응원은 곧 우레와 같은 소리를 만들었다


 “으아! 너무 시끄러워!”


 루나에게는 아무런 의미 없는 높은 데시벨의 함성이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다, 주위에는 온통 발 디딜 곳 없는 관중석, 커다란 스피커와 스크린엔 끊임없이 무언가 나오고 있었다. 스타디움 중심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공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었다. 루나는 대체 저 의미 없는 움직임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근처에서 열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여자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저기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예요?”


 함성에 취한 여자는 루나의 말을 듣는 듯 마는 듯했다.


 “보면 몰라? 플라잉볼 결승 중이잖아. 역겨운 타이거 놈들을 패는 걸 보고 있지.”

 “플라잉볼이 뭔데요?”


 “플라잉볼은 공중에서 공을 가지고 경쟁하는 스포츠야. 플라잉볼은 두 팀으로 나누어서 진행되고, 각 팀은 5명의 선수로 구성돼. 저거 보이지? 게임은 공기 중에 떠 있는 네모난 코트에서 진행되고, 코트의 양 끝에는 각 팀의 골대가 있어. 선수들은 자신의 몸에 달린 제트팩을 이용해서 공중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선수들은 공을 잡거나 패스하거나 슛하거나 태클하거나 할 수 있어. 공을 잡고 있는 선수는 상대 팀의 선수에게 태클 당하면 공을 놓아야 해. 공을 상대 팀의 골대에 넣으면 1점이 주어져. 10분간 경기를 하고, 점수가 높은 팀이 이기는 거야.”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싶진 않았는데 어쨌든 고마워. 아무튼 네 말은 이 의미 없는 공놀이에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소리를 지르고 중계를 하고 있다는 거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구나.”


 “그건 네가 아직 플라잉볼의 매력을 몰라서 그래.”


“평생 알 수 있을 거 같지 않네. 왜 저 사람들은 공을 쫓아다니는 건지, 공을 잡으면 뭐가 좋은 건지. 별거 아닌 걸로 카드를 꺼내며 휘슬을 불고 화내는 지. 저런 것에 열광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숫자가 오르는 거에 희비가 갈리는지 이해하려면 꿈 세상을 100번을 더 돌아다녀야 할 거야. 마이크로 온갖 용어를 말하며 떠드는 해설자랑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은 기록을 계속 언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


 “그건 네가 어리기 때문이야. 플라잉볼은 내 인생이라고!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는 역사, 전략, 문화, 경쟁, 협력이 모두 공존하고 있어!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야. 정치이자 사회이고, 친구이자 사랑이니까. 이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그 뿐이니? 플라잉볼은 우리에게 건강과 즐거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도전과 성취감과 자신감과 팀워크와 리더십과 정의감과 도덕성과 인간성을 가르쳐줘. 덕분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존중과 평화와 화합을 높여줘. 플라잉볼은 우리가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고 배려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쓰레기 같은 녀석 그것도 못 잡냐?”

 “멍청한 자식 그냥 나가 죽어라.”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루나는 여자의 말과 대비되는 훌리건들의 고함을 듣고 말했다.

 “물론 목숨을 거는 몇몇 극성팬들이 있지만 아무튼 모두 건전하게 열광하고 있다고!”

 “이깟 공놀이에 인생을 바치다니 그것도 웃긴 일이네.”

 “그야 말했듯 이건 인생이야! 국가 대항전이 열리면 거의 전 세계 사람들이 경기를 본 다고?”

 “대체 왜? 평소에 관심도 없다가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이걸 좋아한다고?”

 “바로 그거야! 네가 말한 게 묘미라고! 사람들이 국가라는 이름이 걸리니까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담아 선수를 응원하고 이목을 집중시키고 같은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어!”


 “나는 그래도 이해가 안돼. 관심을 가지고 자부심 사람들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경기를 보면서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경기가 자신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잖아! 또 사람들이 자신과 관련 없는 다른 나라의 경기까지 보면서 응원하거나 비난하거나 하고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세상엔 이성에 앞서는 것이 있는 법이지. 그것이 스포츠고.”


 “아무튼 즐거워한다니까. 다행이야. 수십억의 예산을 다른 더 중요하고 필요한 분야에 쓰는 게 아닌 프로파간다 공놀이에 쓰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교육이나 보건이나 환경이나 인권이나 같은 가치보다 잠깐의 환희를 위해 사용하는 만큼 즐거우면 됐지. 경기에서 진다고 선수와 심판을 욕하거나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면 그걸로 됐어!”


 “하하 선수들은 그런 압박을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거야. 우리도 마찬가지고.”


 “정말.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좋은 세상이어서인지 나쁜 세상이어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는 소원이나 부탁이 있어?”


 여자는 한 치의 고민 없이 말했다.


 “당연히 우리 이글스가 우승하는 거지!”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못 들어 줄 건 없지!”


 여자와 이야기가 끝나는 동시에 하프타임이 시작했다. 이 틈을 타 루나는 백스테이지로 향했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


 “심판 아저씨. 요즘 어때요?”

 “항상 힘들지. 경기는 항상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는데 돌아오는 건 박봉의 월급과 비난 뿐이란다. 이렇게 큰 경기인데 내가 화제가 되는 건 항상 실수했을 때 뿐이야.”

 “저런 힘들겠네요. 하지만 어차피 먹을 욕이면 돈이라도 많이 버는 건 어때요? 제 생각엔 이글스가 이기게 된다면 심판 아저씨가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은데.”


루나는 그렇게 말하며 돈 가방을 내밀었다.


 “좋은 제안이구나. 이글스 선수들이 평소보다 조금 더 거칠어도 큰 제재를 받지 않을 거라고 말해 줄게.”


 루나는 심판 아저씨와 악수하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글스 여러분들 정말 우승하고 싶은가요?”

 “당연한 소리 우리 팀은 만년 꼴찌였어. 그럼에도 열심히 했고 끝까지 우리를 믿어 준 팬과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우승해야 해!”

 “그럼 이걸 먹어보세요. 이걸 먹으면 운동신경과 집중력, 체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거예요.”

 “좋아. 알겠어.”


 루나는 알약을 건넨 후 상대 팀이 대기하는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라커룸 안에 가스를 살포했다. 당장 큰 냄새와 변화는 없지만 흡입하면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가스였다.


 “이 정도면 우승까지 별문제 없겠지.”


 루나는 다시 여자를 찾아왔다. 여자에게는 마음 편하게 경기를 관람하라고 했다. 실제로 경기는 다소 거칠어졌고, 자극적으로 바뀌었다. 심판이 반칙을 무시할 때마다 관중석의 반응은 더 뜨거워졌고, 스코어는 급격하게 변했다. 무난히 이글스가 우승했고 여자와 응원단은 행복의 함성을 질렀다.


 “드디어 이글스가 이겼어! 너도 봤지! 압도적으로 우승해 버렸다니까!”


 이글스의 함성만큼 타이거즈의 비난이 커졌지만,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루나는 오늘도 소원을 이뤘다는 것에 만족했다.


 “스포츠란 참 알 수 없는 거야.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즐긴다곤 하지만 뒤에선 온갖 구린 짓이 가능하니까. 결국 역사니, 도전이니 정신이니 하지만 본질은 돈 때문인 거지.”


 루나는 시끄러운 함성 속도 꽤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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