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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틴아빠 Jun 27. 2022

행복의 정의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위대함 그리고 소소함 사이 그 어딘가.


나는 행복을 감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불만족으로 가득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있어 행복은 작은 순간들로부터 나온다. 

과거에는 시험 성적이 좋았을 때, 내가 무언가를 크게 성취하였을 때, 해외여행에서 멋진 풍경을 보거나 색다른 음식을 맛볼 때, 어디에 합격했을 때 등 큰 이벤트들을 행복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 나이라 그런지 요즘은 기준이 많이 낮아진 느낌이다. 기준이 낮아진만큼 행복은 더 자주, 더 크게 찾아오더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인 것 같다. 퇴근 후 지친 육신을 이끌고 터덜터덜 걸어와 도어락을 누른 후부터 고양이가 '야옹~' 소리를 내며 총총걸음으로 마중나온다. 나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한 아내가 수개월 간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나듯 두 톤 정도 높은 목소리로 나를 반기며 그 뒤를 잇는다. 이런 저런 이유로 밖에서는 항시 긴장모드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지난 눈사람마냥 몸이 꽁꽁 얼어있는 느낌인데, 집에 오면 온풍을 튼 것처럼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가방을 재빠르게 던지고, 손을 씻고, 밥을 먹을 때에도, 이후 각자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할 때에도, 아내의 호수같은 눈을 보고 있을 때면 안정제가 따로 없다. 시쳇말로 넷플리스 앤 칠이라고 하지 않던가.. 티비 프로그램에서 재밌는 예능을 보거나 유투브를 같이 보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잠에 들 때까지 순간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며 내일을 기대한다.


나에게 소소함이란,,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 할 때가 마음이 편하다.  

    무언가를 깨달을 때, 더 많이 공부해서 좋은 치료자가 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뿌듯하다.  

    환자들이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볼 때에도 행복하다.  

    의료봉사를 하며 나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여겨질 때 만족스럽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며 위안과 공감을 받는다.  

    술을 마시며 시답잖은 소리를 주고 받을 때에도 좋다.  

    고양이 턱살과 뱃살을 만질 때 너무 귀엽다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미풍이 훈훈하게 불 때, 책상에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평온하다.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릴 때 좋은 말씀을 듣고, 부모님도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볼 때 따듯한 온정을 느낀다.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먹으며 함께할 때에는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아내와 함께 좋아하는 예능을 볼 때 좋다.  

    깊은 잠을 잘 때, 그 전에 미온수로 샤워하고 난 후의 개운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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