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라고 하면 또 어때?

가장 빠른 학습법은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

by 워리치

“모른다고 하면 끝이야?”


학교와 직장의 삶은 다르다. 학교는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정보를 배우는 곳이며 직장은 자신의 가치를 제공해서 돈을 버는 곳이다. 취업을 한다는 것은 직장에서 나의 가치를 '인증'하고 이제껏 투자했던 비용을 직장이 '인정'하는 과정이다. 회사는 직원의 가치를 생상성으로 변환해서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학교에서의 이론은 상당히 다르다. 들어는 봤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그런 상황들이 펼쳐진다.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며, 도구도 달라서 대부분 새롭게 배워야 한다. 공식적인 교육 시스템이 있는 회사도 있지만 실무 대부분은 선배의 등 뒤에서 배운다. 이런 경험을 가슴으로는 이해하지만 머리로는 망각한다. 누군가에게 업무를 위임할 때 '모른다'라는 답변이 왔을 때, 그 답변이 거슬린다. 모르니깐 모르는 건데, 그 자체를 싫어한다. 후배도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말한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즉, 모른다는 의미다. 불필요하게 한번 더 필터링해서 듣기 좋은 대화로 바꾼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솔직함'을 표현하기 어려워진다. 직급에 상관없이 새로운 업무를 맡았을 때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직책이 주는 무게감으로 인해 모르는 것을 그럴듯하게 '추정'해서 이야기한다. 먼저 지르고 나서 수습하기도 한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지 않고 어설프게 대응하면 문제는 점점 커지며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그럼 리더 혹은 상사는 어떻게 모르는 일에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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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모르겠어, 좀 알려주라.”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어떨까? 팀원은 골치가 아플 것이다. 그러면서 바빠진다. 어설프게 아는 척했다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를 이제 상사에게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실무와 동떨어진 상사'에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해서 알려줘야 한다. 팀원이 선생님이 된다.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 선생님의 역할이 가장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배우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무를 상대방의 언어로 변환해서 알려주다 보면 가장 많이 배우는 사람은 가르치는 쪽이다. 즉 강사의 역할이다. 경험을 정보로 변환해서 공유하는 작업은 자신을 크게 성장시킨다. '교육 커리큘럼을 요청하면 나보고 세미나를 하라고 하네' 원망의 소리가 들린다. 주입식 교육과 달리 세미나는 스스로 공부하고, 자료를 만들고 스토리를 기획하고 발표를 해야 한다. 나도 팀원이었을 때는 세미나가 정말 싫었지만, 리더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팀원에게 필요한 경험이다.


누구에게 알려주고 공유하는 행동은 업무를 배워야 하는 팀원뿐만 아니라 리더에게도 필요하다. 자칫 리더는 팀원보다 많은 경험을 했고 정보를 접하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익숙한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할 줄 알는 능력이다. 여기저기에서 정보를 많이 듣다 보면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한다. 내가 밥을 잘 먹는다고 해서, 밥을 잘 짓는 것은 아니다. 익숙한 것처럼 여기는 순간부터 모르는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그렇게 여러 차례 학습해야 할 기회를 놓치게 되면 물어볼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 의도적으로 아는 척하게 된다. 아무리 익숙하더래도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는 분야인지 되물어보자. 그리고 팀원에게 질문해 보자. 팀원들보다 디테일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팀원으로부터 부족한 정보를 채워 넣어야 한다.


반면, 팀원 관점에서도 기억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사의 말에 습관적으로 끄덕거리지만 나중에 머리에 하나도 들어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필요한 용기가 모르면 알 때까지 학습해서 질문해야 한다. 지식은 양방향 대화에서 극대화된다. 상사는 팀원들을 이해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눈을 피하거나, 미간을 찌푸리거나 할 때는 이해여부를 재차 물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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