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실험실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보이스 리코딩을 장착해서 하루 대화량을 측정한 실험이 있다. 보통 대화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남성과 여성의 대화량의 차이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화량 차이는 비슷했지만 대화의 성격은 달랐다. 남성은 하루 중 목적이 있는 대화에 집중하는 반면 여성은 시간대별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남성은 업무적이라든지, 목표가 있는 시간대에 대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어떤 의미일까?
이유는 ‘스몰톡’에 있었다. ‘오늘 날씨가 어제보다 많이 쌀쌀해졌네요.' 혹은 '혹시 축구 좋아하세요? 어제 손흥민이 또 한 골 넣었던데' 등등 업무 외적으로 타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대화이다. 의도를 가진 대화에 앞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대화를 부드럽게 만든다. 바로 이런 대화가 여성의 대화이다. 공감의 요소를 슬쩍 끼워서 타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친근감을 줄 수 있다. 왜 스몰톡이 필요할까?
이렇게 생각해 보자. 옷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어떤 옷이 필요한가요?' 인사를 한 다음 점원이 바로 이렇게 질문이 들어오면 어떤 기분일까?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바로 의도를 물어보는 건 AI처럼 느낀다. 마치 소비의 도구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 비가 많이 오네요.' 이런 식으로 시작을 한 다면 한층 더 소비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출근과 동시에 업무의 진행여부를 묻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지시하는 상사가 있다. 물론 정말 바쁠 수도 있지만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목적의 대화를 시작하면 숨 막힌다. 스물톡이야 말로 팀 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편안한 대화를 만들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의도적으로 아침 시간에 ”텐미닛 토크“ 즉, 10분 대화를 만든다. 이 때는 업무 외적인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남성의 비율이 높은 회사에서 업무 외적인 대화의 시간을 만들어서 팀 내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대화가 쉽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시간이 없고 타 부서에 이것저것 해달라는 게 많은데 굳이 쓸데없는(?) 대화를 해야 하나? 근시안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 길게 보았을 때는 조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이므로 스몰톡이 모여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스몰톡을 할 수 있을까? 오늘까지 업무적으로만 소통하는 조직이 다음날 퇴근 후 번개처럼 여러 가지 잡담을 할 수 있을까?
잡담은 한다 치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쾌쾌 묵은 옛날이야기, 나만 아는 경험은 스몰톡이 될 수 없다. 스몰톡이라는 것은 타인이 듣고 싶은 이야기, 타인과 나의 교집합을 이해해야 한다. 소통이라는 건 양방향성이지 일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몰톡은 넓고 얇은 지식이 요구된다. 정치와 같은 논쟁거리의 이야기도 피하는 게 좋다.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 스포츠라든지 연애이야기도 괜찮다.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돈, 재테크 이야기도 좋다.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정보를 수시로 습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감이 포함된 스몰톡으로 팀 내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면 수직적 관계가 없는 곳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회사가 아닌 곳에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독서모임이라든지, 취미, 업무 외적 커뮤니티에서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자. 같은 직장이라는 공통된 공감이 없으므로, 소통을 하려면 타인의 공감포인트를 읽어내야 한다.
직장을 벗어난 커뮤니티를 찾기도 어렵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혼자 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이다. 스토리를 통해서 문맥을 이해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을 공감해 보자.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다 보면 연령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이해할 수 있다.
스몰톡 베이스는 경청이다. 잘 들어주고 호응해 주고 눈을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몰톡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어쩌면 팀원들끼리는 스몰톡을 잘 활용하고 있을 수 있다. 팀원들 간 재미있는 소통을 하다 상사가 나타나면 슬며시 흩어진 적이 있을까? 스몰톡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스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