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가 되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부분
공부 모임에서 한 회원이 말했다. “저는 영성(靈性)을 체험했는데요. 남편이 영적인 삶을 살려고 하지 않아요. 어쩌면 좋아요?”
나는 가슴이 막혀왔다. ‘아, 영성을 깨달은 사람이 남편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단 말인가?’
영성(靈性)은 신(神)적인 마음이다. 그 마음이 충만하면, 온몸에 사랑이 가득해질 것이다.
진정으로 영성을 체험했다면, 다른 사람이 안타까울 것이다. ‘아, 어쩌다 저렇게 속물적으로 사는가?’
나는 그녀의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보며 생각했다. ‘언제부터 그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그녀와 남편은 대학 때 만났다. 6년간 뜨겁게 연애하고 결혼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항상 남편과 함께하려 했다.
모든 일을 ‘두 사람이 겪으려’ 하다 보니, 결혼생활이 전쟁터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그녀는 전쟁터를 벗어나 교회로 피신했을 것이다.
너무나 힘든 마음은 기도하면서 잠시 평화를 얻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다 그 체험을 영성 체험으로 둔갑시켰을 것이다.
그녀는 점점 자기 합리화의 미신에 빠져들어 갔을 것이다. 시인은 노래한다.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혼자가 되어야 진정한 영성 체험을 하게 되고, 남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