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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달다 Oct 22. 2021

동화 작가 정달다

나의 두 가지 책





공교롭게도 나는 비슷한 시기에 2권의 책을 펴냈다.

그것도 그림 동화로 말이다.


그러면서 나의 두 번째 아이덴티티, 그러니까

작가로서의 부캐는 '정달다'가 되었다.


첫 번째 책은 '봄에도 첫눈이 올까?'라고 하는 위즈덤 하우스에서 편찬한 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이다.

귀여운 2학년 아이들을 보면서 소재를 떠올린 선생님의 멋진 글에 그림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왕 하는 김에 일을 키워보자 싶어 출판사에 투고도 하고 여러 편집자 분들과 컨택도 해 보면서 다행히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이 되어 출판도 하게 되었다.


두 번째 책은 '나는 진짜 진짜 영웅이야!'라고 하는 책으로, 초등 컴퓨팅 협회 ATC에서 주최하는 스토리 메이커스 챌린지를 통해 제작한 책이다.


초등 컴퓨팅 협회에서 저작권 걱정 없이 교육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 소스를 만들기 위해서 추진한 챌린지라 정식 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비매품이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인터넷 검색창에는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는다. 따로 실물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말이다.


대신 구글 스토어에 '꿈 스토리' 앱을 검색해 받으면 그때 메이커스 챌린지에 참여한 많은 선생님들의 동화책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정달다'의 책도 있다.

내 취향을 담뿍 담아서 글과 그림을 그려서 개인적으로 애착이 참 많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


한 권은 비매용 책이긴 하지만 둘 다 ISBN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책이니까, 결국 내 이름으로 2권이나 출판을 한 셈이다.


솔직히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도 잘 믿기지 않는다.


사실 출판한 것은 다른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댓글을 볼 수 있거나, 연재같이 긴 시간을 호흡하며 여러 주변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다.


그나마 가끔가다 올라오는 동화책 후기나 작가로서 오는 강연 요청 등으로 내 책을 읽는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책을 내기는 냈구나, 누군가가 읽기는 읽는구나 하면서 말이다. 그럴 때마다 뿌듯하면서도 어색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동화책 시장은 포화 상태 이기도 하다.


내 책뿐만 아니라 정말 좋은 책이 매년 매달 매일 쏟아져 나오고, 그런 좋고 좋은 책들이 1쇄만 하고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당장 근처의 서점에 가서 그 좋고 좋은 책들 사이에 내 책이 들어와 진열되어 있기만 해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2권이나 냈지만, 영향력은 사실 참 미미하다. 그래도 나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한 걸음이고 자취이다.


특히 직접 책을 내보고 난 뒤에는 내 안에 있던 창작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브런치까지 연재하고 있다.


내가 대학교 때 처음 유화를 시작하면서 했던 말 중 하나가

"내가 지금부터 그림을 꾸준히 그려서 한 10년 20년이 지나면, 나도 개인전 한 번 열 수 있는 수준은 되지 않을까?"

였다.


사실 지금 딱 그런 마음이다.

책 한 권, 그리고 두 권을 냈다. 그리고 또 계속 작업을 할 것이다. 그렇게 10년 20년 살다 보면. 

뭐, 언젠가 미미한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오늘의 한 마디는 결국 이 이야기로 귀결된다.


그 어떤 도전이든, 그 도전의 결과가 얼마나 크고 작든.

모든 이들의 꾸준한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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