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리다- 3장(1)>

그리고 시즌 中 '여름'

by 이작가야

[3장-(1)]


음악이 작게 흐른다.

소파와 선반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기태, 연재, 이든이 보인다.

마당에는 승현이 앉아 있다.


아라, 등장.

정면으로 나와 잔디 길에 선다.


아라 우리의 시간이 흐트러졌어.

승현 항상 같은 시간 속 우리인걸. 그렇게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아라 회중시계 바늘이 조금씩 움직이잖아. (회중시계를 귀에 대고) 똑딱똑딱.

승현 착각일거야.

아라 나도 착각이었으면 좋겠어. (사이) 그런데 우리 이런 대화 나눈 적 없잖아.

승현 맞아. 우리 시간대로라면 지금은…. 비가 많이 오네.

아라 응, 빗소리가 듣기 좋아. 우리 집 지붕에, 나무에 빗방울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승현 시계 바늘 소리랑 비슷해. 토독토독 떨어지잖아.

아라 똑딱똑딱, 토독토독. 저 사람들이 오고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어.

이제 난 뭘 해야 하지?

승현 그런 말, 그런 생각은 우리 시간에 없어. 불안해하지 마.


아라, 승현 퇴장.


기태와 이든, 연재가 거실로 들어선다.


기태 (먹으면서) 여기서 먹어도 된대?

이든 내가 허락 맡아놨어.

연재 방 진짜 깨끗하더라. 여기 산장 맞는 것 같은데.

기태 우리 예약한 적 없는데. 따로 돈 내야 하는 것 아니야?

이든 내일 갈 때 말해 주겠지. 모르겠다.


기태, 일어나 이곳저곳 구경한다.


기태 여기 시계 많다.

이든 응, 예쁜 시계도 많아.

연재 하나 사. 이런 데선 시계 팔아서 벌지 않을까?


기태, 장식되어 있는 손목시계를 꺼내 찬다.


기태 이거 나한테 잘 어울리지?

이든 괜찮은데? 하나 사줄까?

연재 별로야. 그리고 아무거나 막 만지지 마. 손버릇하곤.

기태 내가 훔치기라도 했어? 말버릇하곤.


이든, 기태 반대편 에서 다른 시계를 본다. 승현의 회중시계다. 예쁘다.

아라, 등장.

기태가 차고 있는 시계를 본다.


아라 어, 그거!

기태 아, 죄송해요.

아라 왜 아무거나 손을 대고 그래요? 이리 줘요, 얼른.

연재 그럴 줄 알았다.

기태 알겠어요. 제자리에 놓을게요.

아라 (소리치며) 그만 건들고 가져와요! 내가 가져다 놓게!


이든, 놀래며 가져간 시계를 숨긴다.

승현, 이든 뒤로 등장한다.


기태 (손목시계를 주며) 알겠어요.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이든, 승현을 본다.

승현, 이든에게 손을 내민다.

회중시계를 승현에게 주는 이든.

아라, 손목시계를 제자리에 놓는다.

반대편의 승현과 눈이 마주친다.

아라에게 애써 웃어 보이는 이든.

아라, 승현 퇴장.

기태, 아라가 나간 쪽을 확인한다.

장식장에서 부품 하나를 꺼낸다.


기태 신기한 거 많네. 이거 불빛도 나와.

이든 우와, 신기하다.

연재 또 저런다.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제자리에 둬!

기태 조금만 보다가 넣어 놓을게. 신기하잖아. 너 이런 거 봤어?


아라, 승현 양쪽에서 등장.


아라 안 돼!

승현 안 돼!


기태, 놀라 부품을 선반에 올려놓는다.


기태 깜짝이야! 떨어트릴 뻔 했잖아요!

아라그게 얼마짜리인 줄 알아요?

(화내며) 당신들 때문에 정해진 내 시간에 살 수가 없잖아!


아라, 기태에게 다가가 위협한다.

기태, 천천히 소파에 앉는다.

승현, 들어와 부품을 제자리에 놓는다.

이든, 승현을 본다.

승현, 조용히 하라는 손짓.

고개를 끄덕이는 이든.

승현, 퇴장.


연재 시계에 엄청 예민하시네.


아라, 셋을 보다가 자리에 앉는다.


아라 여기 있는 것은 움직이면 안돼요.

연재 아, 네.


(침묵)


기태 안 들어가세요?

아라 관리 감독이요. 뭘 건들지 어떻게 알아요?


(침묵)


연재 그럼 같이 먹어요.

이든 이 언니, 안 먹는다고 했어. 그렇죠?


아라, 음식에 시선이 간다.

연재, 음식을 밀어준다.


연재 드세요. 괜찮아요.


아라, 천천히 음식을 먹는다.

셋도 같이 먹는다.


기태 자, 이렇게 된 거 우리 자기소개 합시다. 저는 권기태라고 해요.

아라 아, 네.

이든 전 이든이에요. 성이 이, 이름이 든. 이든.

기태 (연재에게) 너도 소개해.

연재 오연재요.

이든 귀신 언니 이름은 뭐에요?

아라 저요?

이든 네. 귀신 언니가 언니밖에 더 있어요?

연재 귀신이 뭐야 예의 없게.

기태 그럼 마법사라고 해야 하나?

아라 조아라에요. (사이) 아이, 조아라.


(정적)


연재 (중얼거리며) 맞아, 비가 많이 와서 또라이가 있는 게.

기태 (막으며 )조아라씨 반갑네요.

아라 네. 그리고 전 마법사 아니에요. 제가 걸어 놓은 마법 아니거든요.

기태 그래요? 그럼 누가?

이든 아, 혹시 아까 그 남자….

연재 누구?

이든 아까….

아라 아- 맞아요.

연재 누가 또 있어요?

아라 네, 같이 살고 있어요.

이든 아, 가족? 아니면 남자친구?

아라 남편이요.

기태 결혼했어요? 그렇게 안 보이는데. 어디 갔어요?

아라 (사이) 지금 편히 쉬고 있어요. 여기 올 시간이 아니라. 사실 나도 그렇고.

기태 혹시 시계 팔아요?

아라 아니요. 팔지 않아요.

기태 시계 예쁜데. 마법 걸린 시계 한 번 차보고 싶은데.

연재 그러게요. 언니가 직접 디자인 한 거예요?

아라 저 말고. 지금 쉬고 있는 사람이 만들었어요.

연재 아, 언니 남편 분?

이든 이젠 시계 만들지 않나 봐요?

아라 네, 이젠. (사이) 이든 씨는 그렇다 치고. 연재씨, 제가 언니에요? 비슷하게 보이는데?

연재 저 서른이에요.

아라 ….

연재 (아라를 빤히 보며) 언니.

아라 ….

연재 (웃으며) 짠 할 까요?


아라, 원샷한다.

연재, 원샷한다.

이든, 원샷 하려다 실패한다.

기태, 눈치본다.


기태 아라 씨, 그럼 혹시 시계 볼 줄 알아요?

아라 조금?


기태, 가방에서 손목시계를 꺼낸다.


기태 이거 한 번 봐주실래요? 가끔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네요.

연재 싸구려라 그렇지 뭐.


연재, 자신의 손목시계를 감춘다.


아라 (사이) 시계가 깊네요.

이든 깊은 게 뭐에요? 비싼 건가?

아라 값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시계와 사람간의 깊이가 중요한 거지.

기태 (사이) 사연이 깊긴 하죠.

이든 누가 준건데?

기태 글쎄.

이든 (사이) 여자야?

기태 한 번 맞춰봐. 연재 너도.

연재 내가 어떻게 알아?

이든 혹시… 연재 언니가….

기태 내가 산거야.

이든 뭐야. 놀랬잖아.

기태 커플 시계야.

이든 커플…?

기태 응, 커플이라고 하긴 조금 그렇다. 나중에 알았어. 그 친구가 나한테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연재 그럼 그냥 버려. 뭐 좋은 추억이라고 가지고 있어? 미련이 남아 있나봐?

기태 미련 없는데?

연재 그럼 버리라니까! (이든에게) 보통 버리지 않나?

이든 그런가?

연재 든이 넌 전 남자친구랑 커플로 했던 거 안 버려?

이든 (울먹이며) 내가 남자친구가 있었는지 먼저 물어보는 게 예의잖아.

기태 넌 다 버렸어?

연재 버렸어.

기태 아니잖아.

연재 뭐가 아니야?

기태 너 지금 차고 있는….

연재 (아라에게) 언니, 남편 보고 싶다. 잠든 거예요?

아라 그렇죠.

연재 이름이 뭐에요?

아라 이승현이요.


아라, 일어난다.


기태 어디가요?

아라 시간이 돼서.


아라,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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