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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03. 2024

(공포 소설) '어떤 사무실의
지침 사항' 2화

직원의 안전을 위하여



<공포 단편 소설> '어떤 사무실의 지침 사항' 2화

- 인터뷰



세 번째.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우리 사무실 근무 시간은 탄력제로 적용합니다. 즉, 각 창업 팀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시어 근무하시면 됩니다. 다만, 월 2회 회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때엔 정해진 시간에 모든 팀이 참여하셔야 합니다. 창업 팀 간 교류 및 성과물을 발표하는 날이라 보시면 됩니다.

 월 2회 회의 시간은 전월 9일에 정해집니다. 다른 날에 정해지거나 수정되지도 않습니다. 만약, 수정된 회의 일시와 장소가 문자로 전송되었다면 그 즉시 삭제하십시오. 대부분 22시 회의, 24시 자정 회의 등, 말도 안 되는 시간을 여러분에게 공지할 것이니, 걸러내는 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온다면 곧장 담당자에게 연락 바랍니다.


[이번 달 회의는 13시에 진행됩니다. 급작스럽게 수정하여 혼란을 드린 점 사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스타트업 패키지 지원사업 담당자 ‘박희연’ -


  현재 스타트업 패키지 지원사업 담당자는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유진태입니다. 박희연이란 사람은 없습니다. 아니,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해당 문자가 온 날은 모종의 이유로 사무실 전체를 폐쇄할 예정입니다.



네 번째.

 우리 사무실은 따로 닫는 날이 없습니다. 하여, 자정이 넘은, 새벽 작업이 가능합니다만, 추천하진 않습니다.

 부득이하게 새벽 작업을 할 시, 2인 1조를 유지해 주십시오. 화장실 가실 때, 흡연하실 때 그리고 퇴근하실 때도 항상 2인 1조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절대 자정 이후, 사무실에 홀로 계시지 마십시오.

 2인 1조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추가사항*

 작년 1기 멤버인, IT 관련 창업 팀 대표의 인터뷰입니다. 추후 해당 내용을 수렴한 지침 사항 수정본을 전달하겠습니다.


“자정 이후, 사무실에서 홀로 있게 된다면 곧장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 요청을 하셔야 합니다. 아마 사무실을 빠져나가려고 할 때, 이상한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모든 소리를 무시하고 옥상으로 올라가세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정이 넘어가면 사무실 건물 전체가 다른 세상으로 바뀝니다. 제 팀원은 공포에 질려 아래층으로 내려갔으나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실종상태입니다. 다른 팀원은 옥상으로 올라가 살았다고 합니다. 빠져나온 팀원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마 제 팀원은 지하 1층에 갇혔을 것이라 중얼댔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은, 두 명 근무 시엔 발생하지 않더군요. 부디 제 말을 흘려듣지 마십시오. 일보다 목숨이 소중한 법이니까요.”



다섯 번째.

 짐을 들고 있는 남자가 당신에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한다면, 어디로 옮기는지 물어보십시오. 1, 2, 3층의 경우 문제가 없으니 원하시는 대로 도움을 주시면 됩니다. 그러나 지하 1층으로 옮긴다고 답한다면, 대충 둘러대며 자리를 피하십시오.

 앞서 말했듯이 우리 사무실 건물엔 지하 1층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하 1층으로 배정한 창업 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화에 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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