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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확행 Dec 29. 2023

제대로 안 할 거면 때려치워?!

무겁고 재미없는 환경이야기를 귀염뽀짝하게 풀어낸 책

기후위기, 환경 문제 이야기는 무겁고 재미가 없다. 꼭 풀어야 하지만 마주하자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고,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하니 마음만 급하다. 이런 마음이 계속 들면 외면하고 싶다. 막막한 마음이 들면 시작도 안 했는데 그만두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드는 당신에게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구희 작가가 그리고 쓴 에코 에세이 툰



구희 작가가 그린 에코 웹툰 <기후위기인간>. '나'를 지키고 사랑하기 위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구희 작가는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 <기후위기인간>을 연재하였다. 지구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하고 생각해 보았을 우리 주위의 '기후이야기'를 작가는 솔직하게 유쾌하게 풀어놓는다. 무겁고 재미없을 것만 같은 기후위기 이야기에 지레 겁먹고 긴장하려 하는 독자들을 귀여운 캐릭터와 따뜻한 그림체로 다독인다. 작가의 고군분투 기후행동 에피소드에 고개를 끄덕이다 풉 웃음이 터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맞아 맞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렇다고 그냥 웃고 넘기는 에피소드만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천하려 애쓰고 있는 작가의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배운 것을 꼭꼭 씹은 뒤 쉬운 언어로 다시 차려놓았다.'는 이슬아 작가의 추천사가 빈말이 아님이 느껴진다.



누구는 말한다. 네가 과학자도 아니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는 것 아니냐. 네가 아무리 플라스틱 안 써보겠다고 난리를 피워봤자 그건 너무나 작은 부분일 뿐이다. 화석연료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할 일이라며 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뜨거워지는 지구의 온도를 '완벽'하게 낮추려면 인간이 지구에서 아예 방을 빼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기후위기인간>중에서

나를 위로하는 책이다.

내가 할머니로 늙기도 전에 지구가 먼저 멸망할까 봐 가끔 겁이 나는 나를.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언제든지 지구촌을 강타할 것 같은 위기감에 멈칫하는 나를. 내가 플라스틱 안 쓰는 거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좌절감에 힘 빠지는 나를. 매일 고기를 볶아대는 육식주의자인 내가 과연 지구를 걱정할 자격이 있긴 하나 싶은 나를. 이렇게 작은 실천들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거대한 의문의 파도에 빠져 버린 나를.  



제대로 할 거 아니면 그만둬!라는 완벽주의 앞에서 그저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사회를 움직이고 더 나아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또 말한다.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만화책을 펼칠 예정이다. '엄마도 만화책 봐?'라고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못 이기는 척 책을 건넬 것이다. 책에 소개된 비건 메뉴인 마라크림 떡볶이를 이번 주말 특식으로 만들어 볼 것이다. 늘 염두해두고 지내겠지만 마냥 마음이 무거워지게 내버려 두지 않을 예정이다. 꾸준히 지속할 다른 실천거리도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볼 것이다. 하루만 하고 그만 둘일이 아니니깐.

가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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