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한 번에 라벨 제거되게 해 주세요
라벨이 없으면 더 좋고요
대리님!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 아시죠?
무색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하는 제도요. 전국 모든 공동, 단독 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구분하여 배출하는 이 제도는 2021년 12월 25일부터 의무화되었어요. 부족한 고품질 재활용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실행되는 제도입니다. 투명 페트병은 일반 플라스틱과 구별하여 별도의 분리수거함에 넣어야 하고요, 이때 페트병에 있는 내용물을 모두 비우고 겉에 붙은 비닐 라벨은 깨끗이 떼어내야 해요.
출처: 광명시 블로그 그런데 말입니다.
이 라벨을 단번에 제거하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절취선을 따라서 라벨을 뜯어서 제거해야 하는 경우는 더 어려워요. 어떻게든 뜯어내어보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대리님을 애타게 부릅니다.
"아이고, 대리님! 이거 잘 뜯어지는 거 확인해 보셨나요?"
콧뿔소마냥 콧구멍에서 뜨거운 바람 뿜어대며, 거기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커터칼 들고 설치는 제 뒷모습 보면 정말 어마무시할 거예요. 그죠? 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페트병 분리배출 하고 싶어요. 그저 몸이 기억하는 대로 내용물 비우고, 라벨 뜯어내고, 찌그러트리고, 뚜껑 닫아 우리 집 페트병 모으는 통에 슛! 하고 싶습니다. 애쓰고 싶지 않아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제품 라벨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강구하신다면, 몇 가지 더 부탁드릴게요
누구나 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주세요. 여기서 '누구나'의 기준은 '유치원 다니는 만 3세 어린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접착형으로 라벨을 바꾸시게 되면, 페트병에는 어떤 접착제도 묻어나지 않게 깔끔한 디자인 부탁드립니다.
혹시 가능하다면 무라벨 페트병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리님. 우리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도 그 과정이 까다롭고 번거로우면, 쉽게 포기하게 되잖아요. 페트 라벨이 뜯기가 힘들어서 그냥 버리는 일은 없게 해 주세요.
우리가 사소한 귀찮음 앞에 자주 무너지지 않게 도와주세요.
대리님 덕분에 뽀로로 음료수를 마시고, 라벨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서 분리배출 하는 사랑유치원 5세 별님반 친구들을 자주 만났으면 좋겠어요. 대리님 덕분에 폐페트를 수입하는 일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어요. 대리님 덕분에 우리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덜 쌓이면 좋겠어요.
대리님은 제품 생산자로서, 저는 소비자 그리고 쓰레기 배출자로서, 정부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주체로서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해 냅시다. 그것이 지구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자,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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