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39
호젓한 파리 길가의 어느 레스토랑에 앉아 양파 수프를 한 숟갈 떠먹던, 먹자마자 따뜻함과 감칠맛에 놀라워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어니언수프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요리지만, 그만큼 맛 보장이에요.
담백한 바게트 빵에 푹 적셔 먹는 그 묘미란,
양파를 대량으로 사놓고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될 때 만들어도 좋은 메뉴랍니다.
재료
무염버터 80g
양파 1.2kg
화이트 와인 100ml
육수 : 물 1.3L + 액상 치킨스톡 70g (소고기 육수 가능)
월계수잎 2장
소금. 후추
조리과정
양파를 얇게 채 썰어 준비해 주세요.
와인, 치킨스톡, 물도 미리 계량해 둡니다.
팬에 버터를 넣고 녹여주세요.
버터가 부드럽게 녹아 거품이 살짝 일기 시작할 때, 슬라이스 한 양파를 한꺼번에 투하합니다.
불은 중불이 좋아요. 불이 너무 세면 겉만 타고 안은 익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버터 향이 고소하게 퍼지다가, 양파가 닿는 순간, 단 향 + 살짝 톡 쏘는 향이 올라옵니다. 몇 분 후엔 점점 달큰하고 구수한 향으로 변해가요.
양파가 투명해지면,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황금갈색이 될 때까지 천천히 볶아주세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거예요.
양파가 흐물흐물해지고, 잼처럼 끈적한 질감이 나기 시작해요.
팬 바닥에 눌어붙은 갈색 덩어리(Fond)를 물이나 와인 한 스푼씩 넣어 긁어내주며 볶아주세요. 탄 것이 아니라, 캐러멜화된 맛의 핵심입니다.
이 Fond는 육수나 와인 등을 부어 디글레이징(deglazing)하면 수프, 소스, 스튜 등에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핵심 맛이 돼요!
부피도 확 줄어듭니다.
황금갈색이 만들어졌어요. 저는 1시간 10분 정도 볶아주었습니다.
이제 화이트 와인 100ml를 넣고 알코올을 날려줄게요.
레드와인도 나쁘진 않지만 화이트와인을 추천해요.
화이트 와인은 양파의 달큰함과 부드러움을 살려주면서 수프에 맑고 은은한 풍미를 더해 줍니다.
특히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은 단맛이 과하지 않아, 양파의 캐러멜라이즈 된 풍미와 균형을 이루며, 수프 국물이 황금빛을 유지하도록 도와줘요.
레드 와인은 묵직하고 진한 맛을 주지만, 색감이 탁해지고 자칫하면 쓴맛이나 텁텁함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Sauvignon Blanc(소비뇽 블랑)'을 사용했어요.
*너무 단맛이 강한 와인은 피해주세요.
그다음 물과 치킨스톡, 월계수 잎을 넣어 끓여줄게요.
불은 중강불, 은근하게 끓입니다.
수프가 걸쭉해졌다면, 월계수잎은 건져내고 기호에 맞게 소금, 후추로 간해 주세요.
치킨스톡에 간이 있기 때문에 꼭 마지막에 간을 보는 걸 추천드려요.
이제 짝꿍 통밀빵과 합쳐볼게요.
마늘을 반으로 갈라 빵에 쓱쓱 문질러 향을 입히고, 그 위에 버터를 살짝 발라줍니다.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주세요.
뚝배기나 오븐용 그릇에 양파수프 → 구운 빵 →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주세요.
180도 오븐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약 5~7분 구워줍니다.
파슬리 톡톡 뿌려 완성!
수프 한 입에 파리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담백한 빵에 수프를 푹 적셔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가 함께 입안에 퍼집니다. (맛있다는 이야기..^^)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드시며 한 주 잘 마무리하세요ꯁ
Sous le Ciel de Paris
https://www.youtube.com/watch?v=Vol9dZ-t93s&list=RDVol9dZ-t93s&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