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혼자서 중얼거린다. "와, 저 사과 맛있겠다," "하늘이 참 예쁘네," "날씨 정말 좋다." 이러한 혼잣말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기저에는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의 본질이 숨어 있다. 우리는 왜 굳이 모국어로 혼잣말을 할까? 그리고 그것이 타인과의 소통과 어떤 연관성을 가질까?
내면소통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신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님에 따르면, 혼잣말을 모국어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의 의사와 감정을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비록 실제로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언어라는 틀에 담아낸다. 이는 마치 타인에게 전달될 준비를 하는 리허설과도 같다. 예를 들어, "저 사과 맛있겠다"라는 혼잣말은 단순히 자신의 식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도 그 사과를 보며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구를 담고 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지각하고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그 지각을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탐스러운 사과를 보며 "맛있겠다"라고 생각할 때, 이 지각을 확인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직접 만져보거나, 만약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맛을 보는 것이 그 지각을 1차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확인을 넘어, 나의 지각이 객관적인지, 혹은 타인도 나와 동일하게 느끼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묻고 그로부터 확답(confirmation)을 받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할 때 "something reportable to others"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즉, 나의 생각이나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고, 그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상대방 또한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확인(confirm)하고 공유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의사소통의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정보의 전달을 넘어, 감정적 교류와 상호 이해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행위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이다. 이는 마치 전구에 비유할 수 있다. 각 개인은 독립적인 전구와 같다. 혼자서는 빛을 낼 수 있지만, 그 빛이 타인에게 전달되거나 의미를 가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전선을 통해 다른 전구와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의미 있는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내가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표출했을 때, 상대방이 이에 반응하고 공감해 주는 것은 나의 전구가 상대방의 전구와 연결되어 불이 켜지는 것과 같다. 이 연결을 통해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나의 존재가 타인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정감을 얻는다.
이렇듯,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의 지각과 느낌, 생각을 타인에게 확인받고 공감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공감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인 목적이며, 상대방이 나의 지각, 느낌,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때 우리는 비로소 큰 위안을 얻는다. 우리가 혼잣말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의사소통이 얼마나 근원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인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의사소통은 단순한 언어 교환을 넘어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