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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옥 강사의 '추천할게요' 화법

'나의 선택'의 힘

by 뉴욕 산재변호사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다. 외부의 강요나 지시보다는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정할 때, 우리는 훨씬 더 큰 몰입과 만족감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율성이 보장될 때 행동의 효과성은 극대화된다. 김창옥 강사의 '추천할게요' 화법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대부분의 성공팔이 혹은 자기계발 강사들이 사용하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어조 대신 '이렇게 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는 부드러운 제안을 건넨다. 이 미묘한 차이는 듣는 이에게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결과 스스로 행동을 선택했다는 믿음으로 이어져 개인의 변화를 강력하게 이끌어낸다.


이러한 자율성의 원리는 비단 타인과의 소통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내면의 심리적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어떤 행동이든, 그것이 외부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나의 자발적인 결정이라고 인식할 때, 우리는 그 행동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한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과도 맥을 같이한다. 인간은 유능감, 관계성, 그리고 자율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가 충족될 때 내재적 동기가 강화되고 최적의 기능 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내면소통"으로 유명한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 또한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하기 싫은 일을 잘 해내는 방법으로 '내가 선택한 것으로 만드는 것'을 언급하며, 이처럼 스스로의 선택이 행동의 효과성을 높이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율성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인간의 존엄성이 바로 이 '자율성'에 근거한다고 보았다. 칸트에 따르면, 자율성은 의지가 외부의 경향성이나 욕구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도덕 법칙을 세우고 그에 따르는 능력이다. 즉, 자기 스스로에게 법칙이 되는 의지의 성질이며, 이것이 인간을 단순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또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그의 『자유론』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행위, 즉 자율성이 사회적 복리(well-being)의 증진에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의견과 행동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선택할 수 있을 때 사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처럼 자율성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진보를 위한 근본적인 토대로서 철학적 정당성을 확보한다.


김창옥 강사의 화법은 이 자율성 욕구를 정확히 건드린다. 그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이것이 당신에게 좋을 수 있으니 한번 고려해보세요"라는 메시지 속에는 상대방의 판단력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깊은 신뢰가 담겨 있다. 이러한 존중은 수동적인 수용이 아닌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 결과 상대방은 제시된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며 더 큰 효과를 만들어낸다.


결국, 우리가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려 할 때, 혹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고자 할 때, 강제보다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 순간, 우리는 내면에 잠재된 모든 역량을 끌어내어 상상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나의 선택'이라는 믿음은 단순한 심리적 위안을 넘어, 행동의 질과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이처럼 자율성을 존중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자, 타인과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로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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