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잡담
광장의 외침과 저항이 문화가 되길 바랐다.
‘문화제’라는 외피 안에 저항의 결기 가득한 내면이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오래다.
조직적인 단체가 주도하는 운동을 넘어서서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만들어내는 느슨한 연대가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 왔다.
‘광장문화제’, ‘세습반대문화제’ 등을 함께 기획하면서 저항은 특별한 소수의 결기 어린 외침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늘 생각해 왔다.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2015년 11월 12일은 수능일이었다. 별이 된 아이들이 치러야 했을 수능 날.
광화문광장에서 ‘책가방 모으기’를 열었다. 주최하는 단체의 요청으로 목사님 한 분이 진행을 맡았다.
하지만,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진행하는 분이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것도 행사 시작 몇 시간 남겨두고…
부랴부랴. 노래할 이를 찾아 연락하고(서슴없이 달려와 준 ‘하늘소년’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지나가는 시민을 붙들고 즉석에서 현장 발언자를 섭외하여 세우고, 시를 낭송하면서, 그날 오후를 보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가방을 아이들 이름 곁에 내려 두었고 주변을 둘러 섰다.
남은 자와 떠난 자가 연결되어 있었다.
진실을 향한 마음을 거두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굳건함이 모두를 이어나갔다.
개별적이고 느슨한 연대가 가져다주는 강력함이 있었다.
육체의 저 밑바닥 끓어오는 감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외침과 응원봉과 춤으로 표현하는 저항의 몸짓의 어우러짐의 의미가 크다.
축제로 승화한 결기의 뜨거움이 가득하다.
외침으로서의 결기는 아니었을지라도 폭압에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서로 공명했다.
부정의하고 무도함에 대한 저항이 문화 속에서 자라고 꽃 피워 열매 맺길 기대한다.
분투하는 몸짓이나 흥겨움의 들썩임이 목적한 바는 무엇인가?
‘평화’다.
생명과 존재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이다.
누구도 이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다.
좌우, 진보와 보수, 서로 다른 세대 그 누구도 평화를 깨는 이에게는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이제,
평화에 대한 갈망이
전쟁과 계엄을 넘어 혐오와 배제의 문화도 바꾸어 가길.
그 길에 함께 하며 같이 춤추는 너와 나, 우리이길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