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나'를 선택하다.

꼼꼼한 잡담

by 꼼꼼

‘끼리끼리는 과학이다’

유명했던 드라마의 한 대사다.


내 주변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실제로 많은 것인지,

아니면 나와 비슷한 사람만 보이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나와 마음의 결이 비슷한 사람이 편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경우엔 서로에 대한 친밀함이 더 깊어진다.


온라인 친구들을 훑어보면서

어쩌다 당신과 내가 이렇게 연결되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관심이 가는 정보를 검색하고, 글을 담고, 사람을 찾는 가운데

나와 당신이 연결되었다.

정보를 검색하고 선택하고, 담고, 찾는 주체가 분명 ‘나’였음이 틀림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보가 나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관심 있게 듣고 싶은 정보가 내 앞에 무수히 진열되어 있고,

내가 관심 있을 만한 사람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


내가 그를 팔로워 한 것이 아니어도,

그가 나를 팔로워 하며, 어느새 우리가 되어 있었다.


내 주변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다.

아니, 많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정보의 소비 패턴을 읽은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내 주변엔 나와 유사한 이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필터링해 버렸다.


나는 주류이며,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고,

그러니 이것이 곧 사실이자, 진리처럼 받아들인다.

그리고 말한다.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편향과 편협의 세계 속에 빠져 질식하지 않으려면,

생존을 위한 영법을 배워야 한다.


나를 선택하고 돌무더기 쏟아지듯 퍼붓는 정보에 대한 적절한 거리감과 의심이 더욱 필요한 때다.


'끼리끼리'는 '과학'이었다.

'과학'이 만든 '끼리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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