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하지 마라???

하루 숨 30 |

by 꼼꼼

익선동 뒷골목…

늦은 점심 하러 가는 길에 모퉁이를 돌자

시커먼 옷 입은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나타났다.


한 명의 남자는 담배를 뻑뻑 피고,

또 한 명은 팔짱 끼고 있고,

모자를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손을 앞으로 모은 여자.


내가 모퉁이를 돌자 서로 ‘엇’ 하는 분위기였으나

돌아가면 더 뻘쭘하고 그래서

조심히 그러나 빠르게 바람처럼 지나가기로 결정하고 지나치는데…


담배 연기 뿜는 남자가 이야기함.

“억울할 텐데 억울해하지 마라…”


순간, 도대체 이 말이 뭐냐?

“야~씨! 억울한데 억울하지 말라는 말이 말이 되냐!”라는 말이 목젖을 강타했다.


‘억울할 텐데’라는 말로 위로하는 척하다가 방심한 틈을 타고

‘억울해하지 마라’라는 말로 카운터를 날리냐~ 비겁하게

억울한 것을 억울하다고 하는데 억울하지 말라고 하면 더 억울하잖아!


네 감정을 이해하지만, 네 감정은 틀렸다고 말하는 상황에

왜 이렇게 내 심장이 두근거리냐.


실수를 일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억울한 감정이 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하지만 모든 감정이 다 틀린 것은 아니고,

직원이라고 해서 모든 감정을 억압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후지다.


손님의 잘못이면, 손님의 잘못이다.

그것을 손님이 아닌 직원에게 덮어 씌우고 직원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만들면 되겠나?

또한 부주의한 부분이 있었다면 거기까지는 나의 책임이다.

자꾸 ‘그런데~’라고 회피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하여튼,

억울하면 억울한 거다.

억울한데 억울해하지 마라고 말하지 마라.

공감하는 척하면서 통제하려고 하는 버릇이 문제다.


엇,

그러고 보니 문득

힘들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라.

슬프지만, 슬프다고 생각하지 마라.

안되지만, 안된다고 생각하지 마라.


뭐가 이리 유사품종이 많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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