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단하라
"처단하라! 처단하라! 마녀를 처단하라!"
많은 군중들이 모여서 외치고 있었어요.
파란 머리카락의 파란 눈동자, 창백한 피부를 가진 여자.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코입이 가득 찬 느낌을 주는 생김새의 여자였죠.
병사들이 그녀를 붙잡아 어디론가 끌고 가는 중이었죠.
"공주의 물건을 훔쳤다죠. 저주하려 했답니다."
조니가 대답했어요.
"보아하니 어리군. 가엾어."
조니는 그녀를 바라보았어요.
기이한 모습이었죠.
병사들은 멀어져 가면서 분명 작아지고 희미해졌지만 마녀라는 아이는 멀어져 가도 모습이 작아질 뿐 선명했어요.
다만 일정한 때에 불꽃처럼 사라져 보이지 않았죠.
조니는 그 나라에 외교 때문에 파견되었고 이제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었죠.
조니는 이상하게 그 마녀의 일이 궁금했어요.
조니가 알아본 결과 그 마녀는 곧 화형에 처해질 것이라죠.
그 마녀의 이름은 페르샤, 겨우 12살 아이라고 합니다.
조니는 마차 안에서 잠들었고 꿈을 꾸었어요.
페르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죠.
감옥에 갇힌 페르샤가 보이기 시작했죠.
페르샤는 공주의 보석을 훔치는 데 성공했던 거예요.
페르샤가 웃음 머금은 눈물을 보석에다 흘렸어요.
그리고 달빛이 한 줄기 그곳으로 쏟아졌죠.
곧 그 빛은 붉어졌어요.
궁전을 둘러싼 모든 것이 잠든 것처럼 멈추었죠.
모든 게 인형처럼, 인형의 집처럼 페르샤의 뜻대로 움직였어요.
페르샤는 공주의 방으로 갔고 병사 하나가 눈이 감긴 채로 공주를 안고 감옥으로 옮겼죠.
그리고 페르샤가 공주의 침대에 누웠어요.
페르샤의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와 함께 조니는 놀라 잠에서 깨어났죠.
공주는 자신이 공주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모습도 그대로였지만 아무도 공주를 기억하지 못했어요.
모두 공주를 마녀로, 마녀 페르샤를 공주로 여겼죠.
공주는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렸어요.
그날 밤 마녀가 된 공주의 화형이 시작되었죠.
공주는 밧줄에 묶이고 불이 짚 펴졌죠.
한데 어디선가 많은 쥐들이 떼를 지어 나타나 공주를 묶은 밧줄을 갉아먹더니 병사들을 혼란에 빠뜨렸죠.
공주는 서둘러 어디로든 뛰기 시작했어요.
잠시 후 병사들이 공주의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죠.
공주의 앞에는 타국과 경계선인 물가가 놓여있었어요.
때는 깊은 겨울이었고 매서운 추위에 물은 꽁꽁 얼어 있었죠.
공주는 꽁꽁 얼어붙은 물결 위를 걸어갔어요.
병사들은 그저 아슬아슬 멀어져 가는 공주를 바라보았죠.
공주가 물가의 중간쯤 갔을 때였을까요.
타국의 성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고 오로라가 하늘에 번졌죠.
마침 그 성의 정원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조니가 나와 있었어요.
조니의 눈앞에 공주의 희미한 모습이 비추어졌어요.
; 저것이 무엇인가?
조니는 계속 그 모습을 바라보며 기다렸죠.
곧 눈에 선명해졌어요.
흰 잠옷차림의 신발도 신지 않은 금발의 예쁜 여자 아이였죠.
공주는 그렇게 오로라가 뜬 밤 꽁꽁 얼어붙은 물가를 걸어와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요.
조니가 공주를 안고 성 안으로 서둘러 들어갔죠.
시간이 흐르고 공주가 깨어났을 땐 조니와 두 명의 하녀가 공주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죠.
너무도 예뻤던 거예요.
조니가 말했어요.
"넌 누구냐?"
공주가 울며 말했어요.
"마녀 페르샤에게 운명을 빼앗긴 비운의 타국 공주죠."
조니는 깜짝 놀랐고 잠시 생각에 잠겨 눈동자를 굴렸죠.
두 하녀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죠.
조니는 두 하녀를 방 밖으로 내보냈어요.
"아... 이제 알겠군. 가엾은 공주님. 내가 공주를 거두겠소. 내가 드릴 수 있는 도움은 이것뿐이라오. 받아들이겠소?"
"저를 믿어 주시는 건가요? 어떻게..."
"내가 그날 페르샤를 보았기 때문에 알지. 진짜 보석은 누구에게 있어요?"
공주는 깜짝 놀라 자신의 손을 보았어요.
퍼플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였지요.
"어머니의 유품, 두개의 보석 중 이것이 진짜랍니다."
공주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고 조니가 공주를 안아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