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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윤 Sep 22. 2024

오래된 회상: 친구와의 작별(성장통)

비슷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 학창 시절을 그리워할 것이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학창 시절의 친구를 진짜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만큼 학창 시절의 추억은 소중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때의 순수함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되지않는다. 서로 길이 다른 친구들은 점점 멀어진다. 맨날 붙어 다녔던 단짝 친구도 몸이 멀어진 만큼 마음도 멀어진다. 그때의 추억을 생각해 보면 언제나 가슴 아픈 일이다.


학창 시절 친했던 친구들과 많이 손절을 했다. 젊은 나이에 인생의 좌절을 겪은 후 성장통을 겪었기에,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얘기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관성으로서 몇 번 만나기도 했지만 거기서 오는 허탈감에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에 나는 지금처럼 수줍음이 많았지만 때로는 광대짓도 많이 했다. 쉽게 흥분해서는 웃긴 소리나 행동들을 많이 했고 그만큼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함께 피시방도 가고 축구 대회도 나가면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그 기억들은 여전히 내게 소중한 추억들이다.


성인에게 주어지는 책임감과 자비 없는 현실은 막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내면이 깊어질수록 자질구한 농담 따먹기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이제는 알고 있다. 내가 별로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끔씩 그런 실없는 농담과 쉽게 흥분하고 몰입하던 감정이 그립기도 하지만 막상 다시 꺼내보면 허무감이 남는다. 이제는 유치하다. 서로 화나지 않더라도, 서로 좋아하더라도, 길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함께 있을 수 없다는 슬픔을 느낀다. 아마도 그것을 인정하는 어른의 품격이 아닐까라고 번쯤 생각해 본다.  


오래된 회상


오늘 친한 친구를 잃었어요.


함께 냈던 시간이 

무의미한 추억으로 남았네요


친구,

함께 걸어간 거리가 아닌

같은 방향으로 손잡고 걸어가


어린 시절

낙엽만 보고도 깔깔 웃던

그 시절 그립긴 하면서도


이제는 걸어가기엔

너무나도 유치해진

한 편의 꿈이 되어버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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