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순백의 욕망
저는 한 번도 새로운 것을 창조한 적 없어요
그저 미리 있었던 이야기들을 예쁘게 이어준 거에요
어떤 존재든 그 첫 시작은 투명한 색이에요
나머지는 자기가 선택하는 거에요
어쩌면 그건 자기만족일 수 있겠죠
저도 이기적인 놈이에요
나 보기 이쁘다고
사람들 색을 내 방식대로 바꾸잖아요
검은색이면 어때요
저게는 밝은 대낮에 빛나는 태양보다
어둠 속에서 눈물 글썽이는 달이 더 예뻐요
우주는 원래 검은색이 더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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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창조주께서 가라사대,
모든 존재는 이미 그 자리에 홀로 서 있었으나
단지 빛이 없었기에 스스로를 보지 못할 뿐이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이들을 어여삐 여기셔
하얀빛을 창조하시니 모든 존재의 눈이 밝아지더라
가장 크고 밝게 빛나는 별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하늘과 다를 바 없으니
작고 미약한 존재들이 하나님께 반기를 들고 스스로 어둠을 창조하였다
이에,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눈물 흘리시며 사랑하는 자식들을 위해 작지만 그 어떤 별보다도 따뜻한 빛을 내뿜는 별을 만들어내셨노라
그럼에도,
태양의 강렬한 열기에 데인 존재들은
차가운 밤하늘 아래로 숨어들었고
어머니는 그 아이들을 따뜻한 온기로 안아주시는 대신
자신의 눈을 떼어 항상 사랑으로 울어주시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