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성윤 Aug 26. 2024

진정한 예술은 창조에서 빛을 발한다



요즘(?)에 소위 말하는 예술가들이나 급진주의자들을 보면 기존 질서의 해체를 강조다. 관심은 별로 없지만 현대시도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해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일관된 진리는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나의 질서만을 강요하는 행위는 폭력에 가깝다. 그럼에도 나는 해체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싫다. 그 사람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지 않으면 새로운 질서(예술)를 창조해 낼 수 없다.  반골 기질을 가진 예술가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관습을 부숴버리려 한다.어떤 사람들은 그 정도가 심해서 기존 세계를 완전히 부숴버리려고 한다. 창조가 아니라 해체에 매몰되어 있다. 뭐 해체라는 행위 그 자체로도 하나의 질서를 만들 수 있겠으나 급진주의자들은 정도가 지나치다. 기존 질서가 무시했던 가치들을 재발견하는 것은 아마 옳은 행위겠지만 기존 질서가 전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관습과 전통에서만 이룰 수 있는 가치들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오지랖이 있다. 최근 십 년 정도 사이에도 정이라는 문화적 행위가 많았는데 지금에 와서는 다 사라진 것 같다. 나같이 내성적인 사람은 이런 오지랖이 없으면 사람과 상호작용할 기회도 많이 없다. 가끔씩은 그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른 예로는 신호등 없애보면 어떨까? 사람들은 당연히 혼란을 겪을 것이다. 차량들이 무질서하게 섞이게 되고 교통체증이 증가하며 교통사고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정이라는 문화는 오지랖과 주책이 되고 신호등을 없앤 사회 실험에서는 교통체증과 교통사고가 줄어들기도 한다. 일단 사람들이 적응하고 나면 새로운 질서는 기존보다 안 좋을 때도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때도 있다.   


현재 예술가나 급진주의자들에게는 이런 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기존 질서에 대한 혐오와 상처가 커서 감정에 휩쓸리는 것이다. 그들이 혐오를 발산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같다. 하지만 과한 분노와 복수심의 끝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질서가 아니라 황폐화된 폐허만을 가리킨다. 진정한 예술은 창조에서 빛을 발한다.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의 세계로 남을 끌어들인다. 결국 위대한 작품은 보편성을 따른다. 개별성 위에 얹힌 보편성, 감정과 이성의 조화, 폐허 위에 세우는 탑, 그것이 진짜 예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해체의 고통과 혼란이 아닌 아름다운 자태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전 06화 한 여름밤의 권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