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넌 피눈물 흘리게 된다.”
어린아이가 듣기에는 조금 섬뜩한 말씀이지만 그래서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남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고 남을 늘 배려하라는 말씀을 무섭게 표현하시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말들에 얼마나 많은 책임을 가지고 살고 있을까요. 요즘 우리는 무수히 많은 말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지구 반대편 어떤 이의 현재 생각과 말을 바로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가 우리의 말들을 공유함으로써 누군가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남을 해하는 것은 꼭 물리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시기하거나 미워하고 질투해서 마음속으로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남을 한숨짓게 하고 눈물 흘리게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한숨짓게 하고 그 사람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하는 것은 곧 자신의 피눈물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다시 그 말은 자신의 삶을 무너지게 하는 무서운 가위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싫어서 없는 말도 만들어서라도 음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생각을 거두십시오. 건강한 삶을 위한 자신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굳이 그 대상과 어설프게 화해하려 하지 마십시오. 상대가 모르면 무안해지니까요. 그보다는 오히려 자기와 화해하고 자신을 용서하십시오. 그 마음을 거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스스로를 아끼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기입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그동안의 잘못된 마음을 헤아려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마음속 짐을 덜어내기 위해 부정적인 생각을 끝내야 합니다.
시작이 있으면 늘 끝이 존재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음가짐에 따라 끝이 시작일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차갑던 무대도 연극이 시작되면 어느새 배우들의 목소리와 움직임, 음악과 조명으로 일렁이며 뜨겁게 달궈졌다가 커튼콜과 함께 다시 식고 다시 뜨거워지는 담금질이 계속되는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