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에 있어서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규정될 수 있다. 하나는 현미경처럼 사물을 미시적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흔히 대륙법 계통과 영미법 계통으로 구분되는 것이기도 하다.
1779년에 독일에서 태어난 사비니는 약관의 나이에 현대 법학의 틀을 이미 마련하였다. 우리나라 법제와 법학은 사비니의 연구성과물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대 초반에 교수로 되어 24살부터 역저를 세상에 쏱아내기 시작하였다. 30이 조금 넘은 나이에 베를린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불세출의 사비니에게도 학문적 성과를 이루게 된 비결이 따로 있었다. 어릴적부터 라틴어에 능통하였다. 어린 나이에 라틴어로 된 로마법 서적을 탐독하고, 자신의 분석적 사고를 더하여 로마법의 내용을 ‘잘 정리’하였다. 천재를 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언어가 중요하다는 실증적 의미이다. 로마제국 등을 경유하여 수도원의 케케한 냄새가 풀풀나는 창고 등에 갇혀 있던 로마법 서적이 천재를 만나는 순간 우리의 실생활을 여실히 규율하는 법이론과 제도로 재탄생하였다.
한편 배심원이 소송구조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미법 체계에서는 배심원의 관점이 중요한 판단 척도이다. 정치한 법이론 보다는 배심원을 설득하는 언어구조와 내용이 중요하다. 대학도서관에 진열된 판례집은 처음 보는 이에게는 경악스럽기 까지 한 분량이지안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대목에서 넷프리스에서 유행한 suits라는 미국 드라마가 연상된다. 학위 없는 천재가 하버드 출신만 채용한다는 로펌에서 승승장구한 것도 그가 수 많은 판례를 다독하고 암기하고 있었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다. 자국어로 된 글을 다독하는 것도 밑천인 셈이다.
전공을 불문하고 졸업논문이나 학위논문을 작성하는 학생들에게는 모든 게 난관이다. 어떻게 무엇을 쓸 것인가. 아무도 가르켜 주지 않는다. 고작 하는 일이 riss 또는 dbpia를 뒤져서 이른바 선행연구를 검색하는 게 전부이다. 그런데 그 선행연구라는 것이 비슷비슷하여, 읽다보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논문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크게 도음울 주지 못하고 있다.
대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ProQuest Dissertations & Theses Global 등 외국학위논문검색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신세계를 볼 것이다. 대체로 통계를 우선하여 분석하고 이론적 배경을 꿰맞추는 우를 행하는 이유는 멀리 있지 않다. 문제는 통계가 아니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