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는 ‘엘리트 대 非엘리트’의 구도 위에 정치를 출세한 엘리트들의 사적인 이권 투쟁으로 평가절하하는 세태가 만연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가 위기에 봉착하는 듯하다. 그 위기에 편승하여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 좌파정권의 출현 등으로 이어지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엘리트 노조가 새로운 권력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으로는 다문화주의에 근거를 둔 인종차별 또는 성차별적 표현의 시정을 기치로 하는 Political Correctness(PC) 운동이 우리나라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그런 사례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적폐 청산과 미투 운동 또한 광의로는 그 범주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정치 엘리트 층의 급속한 이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PC 운동은 일찍이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정작 미국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PC운동이 대중에게는 과잉 규제로 느껴지면서 그 피로감이 노정되었다. 이에 대한 대중의 회의 내지 문제의식이 뿌리 깊을 무렵, 대중의 의사를 현실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SNS 미디어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현하는 장르로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의 트위터 등이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반 엘리트주의와 반 세계화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하여 SNS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자신의 소견을 직접 전달하였다. 온라인에 자신만의 뉴스 룸을 만들어, 신문과 TV 등 전통 미디어가 SNS에 압도당하는 미디어 혁명을 선도하였다. 정치와 정치 저널리즘 영역에서 획기적인 일이다. 이 혁명에는 모든 이에게 제한된 활자만이 허용된다는 140자 평등주의가 일조하고 있다. 이른바 SNS 시대정신이다. 이러한 변화를 뒤따라 세계의 지도자들이 저마다 경제정책과 정치적 결단을 할 때에 SNS는 결정적인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페이스 북과 트위터를 이용하여 정당의 정책을 홍보하는 소셜 미디어 선거 캠페인이 벌어지곤 한다. 문제는 SNS가 프레임과 결합하여 파괴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에 우리는 살아가야 하는 점에 있다.
프레임은 개인 또는 기관이 세상에 관하여 해석하고 소통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처리방식을 말한다. 흔히 뉴스 프레임은 다음의 4가지 방식으로 이슈를 만든다. ⅰ) 문제를 정하고, ⅱ)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ⅲ) 사람 또는 기관을 비난하고, ⅳ) 도덕적 기준으로 그들을 평가한다. 이 모든 경우에 프레임은 하나이다. 성공적인 프레임의 경우 하나의 프레임에 4개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위의 ⅲ)과 ⅳ)이다. 위의 ⅲ)과 ⅳ)가 나머지 ⅰ)과 ⅱ)에 연관되면 다른 주제에도 파급될 수 있다. 우리는 날마다 각종 프레임에 노출되어 있다.
기실 프레임은 역사의 그늘에 상존하여 왔다. 인조가 남한산성에 갇히고 나서도 대의로 포장된 프레임이 조선을 휩쓸고 있었다. 한 바탕 현실을 목도하고도 대의를 외치던 '그들'은 대의와 방편을 섞어가며 프레임을 포장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바로 삼전도 앞에서 명을 향해 영신의 춤을 추던 인조의 눈앞에서 말이다. 인조에게도. 그 史實을 서술한 김훈에게도 프레임은 직면하는 현실이었다. '경험'을 소통한 인조와 김훈에게 간절하게 묻고 싶다. 앞으로 우리의 운명은 어떨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