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명 비디오 게임이나 카드 게임의 배경에는 대안 역사(Alternative History)가 있기도 한다. 역사상 중요한 시점에서 만약(what if)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역사적 사실 이외의 결과를 제시한다. 예컨대 알렉산더 대제가 동방이 아닌 서방을 정복하였다면,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성공하였다면, 미국 남북 전쟁에서 남부군이 승리하였다면,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였다면 등 무수히 많은 시나리오가 제시될 수 있고, 상당수는 소설로도 창작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총균쇠 또한 대안 역사와 유관하다. 각종 게임의 흥미로운 배경이 되고 있다. 저자 제라드 다이아몬드는 특정 문명이 다른 문명을 정복하거나 반대로 다른 문명에 정복당하는 이유에 관하여, 의미 있는 경쟁적 성과로 이어지는 사건의 연쇄 고리(chain of events)에서 찾고 있다. 그는 길고 긴 연쇄 고리의 일부로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적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는 총균쇠로서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마디 마디의 결합으로 본 것이다. 대안 역사의 핵심도 사람이나 사건의 연쇄라는 관념에 기초하고 있다. 역학관계의 산물이라고 할 수도 있으므로 게임의 소재로 넉넉하게 활용될 수 있다. 역사적 인물들이 게임의 참여자로 대체될 뿐이다.
대안 역사의 구도는 통계학의 가설과 통한다. 통계학의 가설 또한 현실성을 기초로 하지 않는다. 애당초 할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가설의 검증은 현실성을 대변하는 데에 있지 않고 현실 세계의 증거에서 근거를 두고 현실 세계에 접근할 뿐이다. 가설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냐가 관건이다.
놀라운 일은 대안 역사의 뿌리가 기원전 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이다. 로마사를 저술한 ‘티투스 리비우스’로 말이다.덩달아 다중회귀분석 등을 도구로 하는 계량경제학 또한 족보가 길다.What If?
실존하는 역사에 있어서 문명의 충돌, 대안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에서 참여자의 배틀 모두 What If의 고리를 인과의 고리로 승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