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먹는 직장인

[교행일기#3] 급식이지만, 괜찮아

by 짱무원

안녕하세요, 짱무원입니다.


매주 수요일은 특별한 급식이 나옵니다. 항상 매주 그래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요일마다 어떤 특별한 메뉴가 나올까 기대하며 출근을 합니다.


오전 11시 25분이 되면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11시 30분에 교직원이 밥을 받아가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급식실에서 다 같이 먹는 게 맞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간대별로 나누어 급식을 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급식실 입구에서 줄을 서면 제 앞뒤로 학생들이 쪼르르 줄을 섭니다. 어린아이들과 겹치는 시간대라서 대부분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 제가 고개를 숙여야 얼굴이 보일 정도로요. 고개를 숙여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이는 제 관심을 끌어보려고 배시시 웃으며 점프를 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마스크 때문에 제 웃음이 가려질까 봐 눈을 한껏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며 나도 웃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만족해서 저만치 앞으로 뛰어갑니다.


평소 저는 행정실에 앉아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들과는 교류를 많이 하지만, 그것도 전화기를 들고 대화하면 끝나는 일이라 제가 교실로 올라갈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학생과 마주칠 수 있는 시간은 급식실 앞에서 줄 서 있을 때가 전부입니다. 저는 이 시간마다 다양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게 맞는구나, 하고 제 직장을 다시금 상기시키고는 합니다.


수요일 급식으로 김밥 두 줄과 어묵, 잔치국수, 그리고 포도가 나왔습니다. 수요일은 역시 특별한 날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힘이 나서 오후도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매일이 수요일 같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수요일이 있으니 목요일과 금요일도 있는 거고 금요일이 지나면 주말이 온다는 사실에 다시 웃음이 납니다.


남은 한 주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금요일 아침이니 힘내서 즐겁게 출근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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