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말하지 않는 인재상

취업준비생을 위한 어느 인사담당의 조언

해마다 취업시즌에 맞추어서 미디어는 각 기업들이 올해 채용에서 우선으로 생각하는 인재상, 올해 채용에서의 키워드 같은 주제의 기사들을 내보냅니다. 이를 인사담당자가 볼 때마다 참 시큰둥하게 됩니다. 이런 기사는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말잔치들 같고, 이런 말들이 현실적으로 입사지원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기업이 인재를 평가하는 초점이나 기준이 설마 해마다 달라질 리가 있겠습니까? 기업에서 나서서 그런 것을 발표하는 것 같지는 않고,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을 만한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런 주제로 언론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는 모습도 눈에 선했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뻔한 말들 밖에 할 말이 없는데, 그걸 좀 더 사회적 관심에 맞춰서 그럴듯하게 표현해야 하니 그것이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어느 회사든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메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CEO 인사말, 성장의 발자취, 사업분야 소개, 보도자료 등을 거치면 꼭 기업의 인재상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나옵니다. 그것에는 그 기업이 중요시 여기는 인재들의 덕목들이 멋진 사진들과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모든 기업의 인사부서는 그 인재상에 맞추어 직원 교육프로그램도 설계하고, 채용면접 시 질문표와 기준안도 마련하고, 승진이나 인사고과의 평가항목들도 설계합니다. 모든 회사의 인사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정말 기업들은 정말 자신들이 말하는 이 기준에 맞는 사람들을 선발하고, 육성하고, 승진시키는 것일까? 갑자기 의구심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회사에 입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간혹 간과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적 규범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입니다.


일부 특수형태의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기업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 극대화가 첫 번째 미션입니다. 물론 여기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공정성입니다. 공정한 이익과 그 기업의 종사자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 전제하에서 기업은 무조건 이익을 최대한 창출해야 하는 집단입니다. 일단 회사가 이익을 내고 계속해서 생존해야, 그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도 같이 더불어 생존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 활동이나 이익의 배분을 생각할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업이 도산을 한다면 그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많은 사람들도 매우 힘든 상황에 몰리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만드는 것이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일 겁니다. 주주의 이익과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기업이 생존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기업이 왜 사람을 뽑는지 그 본질적 이유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도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든지 자신들의 목적이 영리 추구에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익 추구에 대한 표현을 전면에 내세워 강조하는 일은 거의 드뭅니다.


사회적으로 기업의 이익은 부도덕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 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은 별로 없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공정성을 외면한 자업자득의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업 어디에서도 영리 추구에 대해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피합니다.


그럼 이제 기업이 찾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기업이 찾는 사람들을 인재상이라 상징적인 말로 표현하고 있지만, 결국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기업이 원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영리 추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매우 비인간적이고 사악한 표현으로 보일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언급하기를 기피하는 무거운 주제를 굳이 꺼내 든 이유는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왜 기업이 사람을 뽑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으로 입사지원을 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전략적으로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용은 회사와 근로자 간의 계약관계입니다. 계약관계에서 어느 한쪽이 공정하지 않다면 그 관계는 계속 유지되기가 어렵습니다. 즉, 회사는 직원에게 공정한 보상을 지급해야 하고, 직원은 이에 타당한 근로를 제공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와 필요한 이야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업의 인재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하여 자신의 배우려는 자세, 열정, 적응력, 협동심, 의지 등을 강조합니다. 당연히 기업에서 듣고 싶어 하는 말들입니다.


이런 덕목을 갖춘 사람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성과입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결국 기업이 기대하는 결과는 결국 성과입니다. 그것을 추정하게 만드는 자질을 보는 것이 입사지원자 평가입니다.


더 냉정하게 말해서, 기업 입장에서는 투입한 가치를 비교할 때 얻을 수 있는 성과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끊임없이 수익성을 따지는 것이 기업의 생리이며 생존본능입니다. 기업은 복지기관도 아니고 자선단체도 아니고, 교육기관도 더더욱 아닙니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생존할 수 있고, 그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을 언제나 필요로 합니다. 이 말이 너무나 세속적인 표현입니다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입사지원자는 기업의 이러한 속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정직하고, 진실하고, 성실하며, 인내심이 강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우수하고,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공동체를 우선하며, 규범을 존중하는 등의 개인의 덕목을 설명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만약 나를 채용한다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내가 그 기업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내가 기업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근거가 이것입니다 설명을 해야 합니다.

“제가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공언해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회사에서는 이런 commitment가 매우 중요합니다. 채용면접에서 후보자가 공언하는 말들을 약속이라고 간주하고, 이를 입사 후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위반이라고 간주하여 매우 냉정한 결과가 따릅니다.


죄송하지만 여기는 학교가 아닙니다.


면접을 하다 보면, 역량에 대한 어떤 질문에 대해 지원자가 대답을 하면서,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무리 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면 그곳의 문화와 절차와 사람들에 대해서 배우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는 표현이 겸손함의 표현이며, 다른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미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엄한 프로의 세계는 일반적인 우리의 정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겸손한 말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난 이렇게 할 거야’, ‘난 이렇게 할 수 있어’, ‘난 이 정도를 할 수 있어’라는 식으로 자신 있게 공언을 하는 것이 더 신뢰감을 주는 태도입니다.


기업은 프로의 세계입니다. 보수를 받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프로들입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프로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기본이고, ‘성과를 내겠습니다’가 바로 프로의 말입니다. 아직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 경계를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회사에서 새로 접하는 정보들과 절차들에 대해 빨리 배워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풀어서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어보는 질문마다 무작정 별다른 앞뒤 맥락 업이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옆에서 누군가 모르는 것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도 않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오래 생존하기도 힘듭니다. 기업은 항상 채용을 하고 나서 그 사람이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를 기대합니다.


항상 Input 대비 Output의 극대화를 원하는 본능을 가진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외부에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합니다. “뽑아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합니다” 이런 말을 직선적으로 대놓고 할 수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엑셀 시트로 자료 통계내는 것도 제대로 못해서 헤매더라, 보고서 작성을 시켜봤는데 무슨 학교 과제물 제출하듯이 만들더라 이런 소리는 회사에서 그전에 종종 듣던 소리였는데, 지금은 이런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신규 입사자들의 실무역량이 높아졌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선발과정에서 그만큼 정밀하게 스크린이 되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입사지원자들은 나를 뽑아 준다면 바로 실무에 투입을 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먼저 이러한 것을 이해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더 앞서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전 04화자신을 존중하고 버텨야 합니다. Jonber Sp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