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구니

항기 로운 추억을 선물하다

by 지인

꽃을 선물했다.

얼마 전 좋아하는 선배님께.

나는 종종 꽃을 선물하곤 한다.

올초에는 봄꽃들이 필 무렵 엄마에게도 했고, 시어머니 생신 때도. 귀한 조카를 출산한 올케에게도.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도.

꽃을 사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다.


계절과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꽃들을 고르고

색감과 크기를 조화롭게 구성해 포장하고

행여 꽃잎이 다칠까

꽃다발을 아기 다루듯 조심히 운반하는

선물하기 전 과정들도 만만치는 않지만

예쁜 꽃들에 선물용 포장을 더하면 아름다움이 배가 되고 선물 받은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의 만족감도 정점을 찍는다.

길어야 일주일일 선물의 가격을 따지자면 결코 실용적인 선물은 아니긴 하지만 생화가 주는 셀렘, 화사한 생명력과 그윽한 꽃향기가 주는 힘이 있다.


졸업, 결혼, 승진 등

꽃과 함께했던 영광스러운 순간들은

꽃 선물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꽃을 받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선물할 때는 가장 예쁜 모습일 때만 즐길 수 있지만

받고 나면 곁에서 꽃의 시듦을 지켜봐야 하기에.

시든 꽃을 바라보는 것은 꽤나 슬픈 일이다.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짧은 순간뿐,

인간도 역시 필멸의 존재이기에. '언젠가는 나도' 하는 괜한 감정이입과 함께 밀려드는 우울한 여운을 감내해야 한다.


인생도 피고 지는 한 떨기 꽃 같은 것이라면

살면서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향기로운 추억으로 남아 기쁘게 기억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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