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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사 Sep 06. 2024

2025 수시_ 특성화고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2024년 09월 09일(월)부터 09월 13일(금)까지이다.



대학을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 한마디에 발발발 떨며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모집요강을 미친 듯이 훑어보고, 아이 성적에 맞는 대학을 찾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8월 즈음부터 간간히 검색키워드에 특성화고가 보이더니, "특성화고 학생은 '특성화고전형'만 가능하다?"라는 쓰기가 이번주 내내 인기글 1위가 되었다.


정보전달 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기글이 된 것은 그만큼 특성화고 학생들의 입시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키워드 검색에 단련된 나도 특성화고 관련 입시정보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찾아낸 정보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막했다. 성적 산출부터, 전형까지 처음 듣고 처음 보는 것 투성이었다.


아이의 졸업식 단상을 빌어 대학입시의 막막했던 순간을 기록한 것은 특성화고 깜깜이였던 나의 경험이 특성화고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나보다 더 모를까 싶지만, 나만큼 모를 수도 있으니..



수시원서접수는 4년제 6개까지 가능. 전형만 다르다면 한 대학에 6개를 다 넣을 수도 있다는 말. 특성화고 학생이라고 하여 특성화고 전형만 응시가능한 것이 아님. 특성화고 전형에도 응시 가능하고 다른 전형에도 응시 가능함. 


전문대는 무제한으로 넣을 수 있음. 6개에 전문대학은 포함되지 않음. 단, 전문대는 전형에 상관없이 한 개 대학 한 개 과만 넣을 수 있음. 폴리텍 대학의 경우 1 지망 2 지망으로 두 개 과까지 넣었음.  



특성화고 정밀기계과를 졸업한 나의 꼬맹이는 현재 호서대학교 학생이다. 게임을 사랑하는 아이는 졸업만 하면 취업이 보장된 한국교통대학교 '반도체신소재공학과'를 포기하고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게임소프트웨어학과'에 입학했다.


국립대학을 포기하고 사립대학을 선택한 아이의 선택이 아쉬웠지만(등록금 낼 때마다 생각이 남요 :), 아이의 선택을 지지했다. 취업으로부터 도피하고자 선택한 대학이었지만 아이는 대학생활에 만족해했다.


공부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던 특성화고 학생이 4년제 대학에 가서 학점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 이점은 나보다 아이의 걱정이 더 심했다. 인문계고 출신 아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격차를 느낀 아이는 학기 초 자연스레 위축되기도 했다.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시험은 치르되 점수는 신경 쓰지 말 것. 출석은 꼭 할 것. 리포트는 빠트리지 않고 제출할 것. 이것만 지킨다면 낮은 학점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학점 이수에만 신경 쓰라고 일러줬다. 놀랍게도 아이는 지난 학기 3.44라는 학점을 받았다. 졸업학점 2.54에 학사경고를 두 번이나 받은 나에게 아이가 받은 학점은 가히 어메이징 한 학점이었다.


엄마아빠는 술을 1도 못 마시는데, 저녁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싸돌아 다녔음에도 3.44라니.. :) 놀랍고도 기특하고, 대견할 무렵 아이는 또 우리를 기겁하게 했다. 전과 선언! 게임을 사랑하는 아이는 e스포츠학과에 가고 싶어 했지만, 엄마의 착각으로 게임소프트웨어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막상 입학하고 보니 본인의 생각과는 다르다며 '시각디자인과'로 전과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게임소프트웨어학과'라는 특별함에 한국교통대학교 반도체신소재공학과를 포기하고 호서대학교 입학을 지지했는데 '시각디자인'이라니. 나도 편집디자인을 했고, 호서대학교 학생 아빠도 그래픽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아이마저 디자인 쪽으로 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는 몹시 당황했다.


작년 수시 원서 접수 시, 아이 성적으로는 호서대학교 '게임소프트웨어학과' 합격이 어려울 것 같다 하여 '기계과'에도 원서를 접수했다. 호서대학교 입학처에서 전과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 기계과에 입학한 후 게임소프트웨어학과로 전과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알려주셔서 전과까지 생각하고 호서대학교에 원서 두개를 접수했던 것이다.


다행히 아이는 '기계과'에도 합격했고 '게임소프트웨어학과'에 합격했다. 당연히 게임소프트웨어학과에 입학했고, 역시나 전과제도가 잘 되어 있어 '시각디자인과'로 전과했다. :D


입학 후 학기 만에 전과를 결정한 아이의 선택이 사실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아이의 선택을 지지한다. 때때로 흔들리기도 할 테고, 어떤 날은 후회도 하겠지만 아이는 본인의 선택을 감당해야 한다. 버겁겠지만 견뎌낼 것이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나아갈 것이다. 그렇게 나아가다 또 다른 선택을 내린다 할지라도 나는 언제나처럼 그 선택을 응원할 것이다.




결국, 모든 시작도 끝도 나다.



_ 오는 2024년 10월 25일(금) 드라마작가 기초반 수업 마지막 날까지 단막극 대본을 제출해야 해서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브런치 글쓰기 독려 알림을 무시하고, 띄엄띄엄 브런치 마을에 방문하여 쩜만 찍고 있는 상태라지요. 제가 구독하는 분들 중에 발행글이 한 개도 없는 작가님들이 계시는데, 언젠가 첫 발행글을 내셨을 때 제일 먼저 라이킷을 눌러드려야지 야무진 상상을 하며 구독 중인데 이 상태라면 발행하셔도 모를 듯 싶습니다. ㅠㅠ


간신히 시놉시스 써봤는데 대본을 써야 하니 마음도 답답합니다. 잘하지 못하지만 잘하고 싶고, 잘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에 스터디도 하고, 공모전에서 입상한 대본도 보고,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책도 읽고 있습니다. 생각을 멈추고자 자격증사냥꾼이 되었는데, 자격증 사냥을 멈추고 머릿속 생각을 풀가동 중이네요. 그 와중에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체력은 공력이다" 드라마 대본 숙제를 마치면 자격증 사냥꾼 모드로 돌아가야죠. :)


아이도 그랬을 것입니다. 잘하지 못하지만 잘하고 싶고, 잘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이쁘게 표현해서 '공부와는 거리가 먼'이라고 했지만, 중고딩시절 성적이 바닥을 기던 아이가 학점 3.44를 받았고, 방학기간 동안 3D를 배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여 전과도 했습니다.


"대학 가고 싶어" 그 한마디가 아이를 지금에 이르게 했지만, 앞으로 아이의 세상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찬란하고 아름답기를 바라지만,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건강하고, 그 어떤 순간도 감당 가능할 강인함과 유연함이 아이 내면에 자리 잡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2025년도 수시접수일이 코앞에 다가와 특성화고 아이의 대학입시로 고민이 많으실 학부모님들께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입학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고,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전과라는 제도가 있으니 이런 점도 고려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덮고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문계 학생들에 비해 기초(국영수사과)가 턱없이 부족한 특성화고 아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고심이 되실 테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다른 아이들의 성적을 알 수가 없어 제 아이의 3.44라는 학점이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저와 비교하면 월등히 좋은 학점이라 저는 매우 기특해 하고 있습니다.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D




+ 제 쓰기 중 특성화고 수시 모집 관련 글 연결합니다. 저도 제가 어디에 무슨 내용을 썼는지 헷갈려서 몇개만 추려봤습니다. < 저장과 발행사이 > 매거진안에 들어있는 건 확실합니다. ^^;


https://brunch.co.kr/@37b577e7bfc14f7/95


https://brunch.co.kr/@37b577e7bfc14f7/96


https://brunch.co.kr/@37b577e7bfc14f7/98




# 특성화고

# 수시접수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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