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커피를 마시던 남편 키가주니가 대뜸 나에게 물었다.
“그림 그리면 뭐가 좋아?”
“글쎄…. 음… 신사임당 같은 현모양처가 될 수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키가주니가 흘린 커피 자국에 토끼를 그려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 토끼 아래 절구 같은 그림자가 생겼다. 마치 신사임당이 얼룩 진 치마에 포도를 그렸더니 나비가 날아오듯이 토끼에게 절구 그림자가 비쳤다.
그래서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나는 현생에 다시 태어난 현모양처다. 이렇게 토끼를 그리니 절구가 그려지는 새 티셔츠를 만들어 주었으니 너도 보답을 해야지! 당장 미싱을 돌려라!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악처다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