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여 이제 그만 일어나라

운동하기

by 야초툰

여러 가지 장치가 필요했다. 나를 너무 잘 알기에, 그는 너무 핑계를 잘 대기에, 조건은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움직일 수 있는 곳이어야 했고 아파트 반경 걸어서 5분 거리라면 핑계를 대는 길에 이미 도착할 것이다.


일단 남편을 끌고 아파트 헬스장에 등록을 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만 간다면 반은 성공이라며 그를 세뇌시켰다. 그리고 아파트 5분 거리에 요가를 등록했다. 헬스장에 가기 싫은 날 집 앞 5분 거리에 있는 요가라도 갈 수 있게 말이다. 그 외에 날씨가 좋으면 산책을 매일 몸무게를 재는 걸로 충격요법을 쓰기로 했다. 누워만 있던 자들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첫날은 헬스장에서 깔짝깔짝이다가 집에 들어왔다. 여기서 웃긴 건 우리 둘 다 첫날은 워밍업이라 과하게 움직이지 않는 관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첫날은 무리하면 안 된다니까 다시 오기 싫을 수도 있으니 여기까지만 하자"

"러닝머신 15분 밖에 안 했는데, "

"여기까지 걸어서 온 거리가 있잖아"

"그렇군 무리가 될 수 있겠어. 운동을 해야 하니 양말을 신었고, 양말은 신었으니, 운동화 끈을 다시 풀었다 메었지 또 엘리베이터를 기다린 시간 하고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는가?"

"내일은 요가를 가보게나."

껄껄껄 웃으며 돌아온 남편과 나는 내일은 요가를 가기로 한다. 헬스장 고작 1일 차에 말이다.


다음날 요가에서는 내가 예상치도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남편은 나에게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포켓볼도 탁구도 농구도 심지어 제기차기까지도 그렇게 운동신경이 없던 남편이었는데, 요가원에서는 요기다니엘이 되어 있었다. 요가 선생님도 필라테스 경력이 있던 나를 기대하다가 갑자기 쟁기자세를 냅따해 버리는 남편의 우연성에 놀라며 말했다.


"혹시 요가하신 적 있어요?"

"헤헤헤... 아니요. 사실 아내가 장난기가 많아서 방어를 하려고 준비운동을 매번 하다 보니 유연해졌나 봐요"


이 놈 봐라. 돌려서 나를 까기까지? 나는 이미 회원님은 팔이 짧아서 끈을 잡으라는 둥, 블락을 얹으라는 등의 지도를 받고 있던 터라 유연하게 모든 동작을 소화하는 남편이 내 심기를 거슬렀다. 그래서 억지로 어깨를 잡고 당기기를 수차례 집에 오니 어깨에 담이 오기 시작했다. 좀비 같이 걷는 나를 보며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하면 다 해 다 너를 위해서 내가 져준 거야!"

"뭐래? 지기 싫어하는 애가 입술을 그렇게 앙 다물고, 반칙 운운하면서 다시 하자고 득달같이 달려드니?"

"내가 언제?"

"아이고 아버님, 보약 한채 지어드릴까요? 기억력이 영 예전 같지 않네요. 요가 한번 잘했다고 우쭐대지 마 내가 곧 따라간다"

"짧은 다리 짧은 팔로 잘 따라오쇼"

기세 등등 한 남편 모습처럼 보기 싫은 게 없다. 내일부터는 남편이 일 나간 후 유튜브를 켜서 요가 개인 강습을 받아야겠다. 기다려라 요기다니엘이 아닌 요기다! 니헬!(여기가 니 지옥)을 만들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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