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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북클럽 Jun 29. 2022

커다란 통 같은 우리 아줌마

원서북클럽 2월 Missing May

원서북클럽 2월

<Missing May> Cynthia Rylant


선정이유


좋아하는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책인데 아직도 책장에 꽂혀만 있군요. 함께 진행하는 소설모임에서의 2월  선정도서이기도 합니다. 한글책과 원서로 동시에 읽으며 그 감동을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행사가 많은 2월, 역시 얇은 두께의 원서인 점도 선정이유 중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완독소감     


2주 여정이 시작되기 전에 2-3일 정도 걸려 끝냈습니다 책이 얇기는 했지만 챕터 3까지는 진도가 잘 안나갔어요  표현이 넘 소설같아서랄까 ㅋ 좀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고 속도를 붙여 읽었습니다. 전 신디님의 다른 북클럽에도 참여 중이라 한글책과 읽다 보니 영어로 먼저 1번 한글로 두 번 비교해가며 3번 읽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파트는 May가 Cletus 집에 놀러갔을 때 Cletus 가 부끄러워 한건 자기 부모님이 아니라 내 자신이였구나라고 깨닫는 부분이였습니다. May는 걱정이 태산이고 얼음위를 걷는 아이같았는데 그걸 스스로 깨고 나오는 듯 해서 기특했어요. 책은 얇았지만 느낀 건 두껍게 가져갑니다.

    

원서로 읽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처음 읽는 책이라 한글본도 빌렸는데 만약 한글본만 읽었다면 술술 읽으며 많은 걸 느끼진 못 했을거 같아요. 저도 읽으며 몇 번을 울었네요. 어릴 때 읽었다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엄마가 되어 읽으니 최고의 자녀 교육서로 느껴지네요~ 아이를 자유롭게, 마음껏 사랑하며 키울 것, 내가 건강할 것을 크게 느꼈어요.


메이, 오브, 써머, 클레터스(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는 소박하고도 친밀한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주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메이아줌마. 늘 다른 사람을 믿어주고, 사랑하기에 자신도 그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인 것 같다. 연약하기 짝이 없어 보이지만 강단있는 오브아저씨. 곧은 심성에 사랑꾼 면모까지 갖춘 매력 만점의 사나이인 것 같다. 세상 모든 슬픔을 짊어지고 있는 듯 하지만, 그 누구보다 깊은 사랑을 받은 써머. 주눅들어 보이지만 당당하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이 아닌가 싶다. 괴짜스럽지만 의젓하고 자존감 만렙의 클레터스. 나 역시 편견에 사로잡혀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후에 꼭 국회의원이 되어 있기를 바래본다. 원서로 읽기 전, 한국어판으로 먼저 읽으며 진한 감동을 느꼈었다. 초반에는 한국어판과 함께 읽었는데, 너무 해석에만 집중하게 되어 중반부터는 원서로만 읽었다. 소설이기에 읽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네** 영어사전에서 숙어도 잘 나와 많이 도움이 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풍요로운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눠주고, 함께 누리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나 자신을 건강하게 살아야겠다.


말도 안 되는 여정에서 내가 잊어버린 것들을 일깨워준 그들. 안녕이란 말을 견딜 수 없어 지금도 살고 살아가려 합니다.


신디북클럽 소공녀에서 한글책도 함께 읽고 오늘 모임에서 좋은 질문들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좀 더 깊게 이 책을 이해하게 되는것 같아 좋았습니다. 매일 다른분들의 인상깊었던 부분을 다시 한번 보고 생각해보는것도 좋았습니다. 책은 혼자 읽는것보다 함께 읽는것이 읽은 후 얻는것이 배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또 하였고. 특히 이 책은 혼자 한번만 읽어선 안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장하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책을 함께 읽게 되어 감사해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라는 한글본의 제목처럼 그리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와닿아서  눈물이 나네요.


주말 동안 밀린 원서를 마저 읽고, 바로 한글본으로 읽어보니 ‘내가 다르게 해석한 부분들이 많구나..’를 많이 느꼈어요. ^^:; 하지만, 역시 원서는 원서네요. 한글본 먼저 읽지 않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혼자 했습니다. (왜인지는? ㅎㅎㅋ) 미씽 메이. 처음 주문한 책을 받고 표지를 통해 얻은 직관적인 느낌은, 갈매기? 숲? 아이들? 그럼 모험에 관한 이야기인가? (책을 완독한 지금, 표지를 다시 보니 갈매기가 아닌 owl이었구나.. 아 놀랍다. 집중하지 않으면 이렇게나 곡해할 수 있다니..)

읽는 내내 바람개비에 계속 시선이 갔다. 다 읽고 나서야 Ob 아저씨에게 바람개비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먼저 떠났기에 딱 한 번만 마음 아프면 되었던 메이가 운이 좋았다는 서머의 말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늘 마음에 담아주고 있던 말, 농담처럼 남편에게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먼저 가면 안돼!! 내가 하루라도 먼저 갈거야!!) 정말 우연히도 지난 금욜 저녁에 남편, 아이들과 늦은 저녁을 먹으며 뜬금없이 우리 큰 딸이 남편에게 물었던 말이 있었다.

“아빠, 아빠는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어땠어?(그 당시 생계를 책임지고 계셨던 우리 시어머니는 신랑 고3때 갑자기 돌아가셨고, 그 때 남편은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빠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어.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우리 이제 어떻게 살지?’였거든.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거 같아.”

담담하게 말했던 남편의 말을 나는 이제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이 겪을 그리움과 슬픔이 나는 더 아프다.

사실, 어제 원서, 한글본을 모두 완독하며 눈물부자인 나는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아마 너도 오열하게 될거야~라고 귀뜸해줬던 지인들의 말에 대비를 해서인가...) 오히려 나는 으른의 상상력을 발휘했던 거 같다.(사실은 챕터11로 들어가면서 ‘설마...Ob아저씨가 아이들과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일까? 이 모든 게 사실은 천사가 되어버린 서머의 옛이야기인가?’라는 상상을 했다면..난 이제 순수함을 볼 수 없는 때 묻은 으른이 되어 버린건지도 모르겠다.)

미리엄 영 목사님을 만나지 못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그 분이 쓸데없이? 아저씨와 메이를 연결시켜 주었다면 아마 아저씨는 메이를 오롯이 보내주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살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메이를 온전하게 보내주는 아저씨의 모습이 다소 의문을 남게 했지만(아저씨의 마음의 변화를 좀 더 디테일하게 보고 싶었다. 우울증 증상이 조금 보였는데 어떻게 단번에 돌아왔지? 역시나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부모의 사랑의 힘인가..) 아, 역시 안되겠다. 청소년의 동화는 청소년의 눈으로.. ㅠ.ㅠ


후기가 넘 길었습니다. 후기를 쓰면서 혼자 줄줄 눈물을 흘렸어요. 남편의 이야기를 적으며 우는 절 보며..역시 내 삶과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야 감정이 터지는구나 또 느낍니다. ^^:;

읽는 내내 전에 함께 읽었던 ‘Please look after mom’이 너무 생각났어요. 그 때의 감정들, 남편과 자식들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독백이 자꾸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혹시나, 아직 ‘Please look after mom’을 안보신 분이 계시다면 후속책으로 저는 강추하고 싶습니다.

  

삶과 죽음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습니다. 하루에도 반복되는 이 일 계속되어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 사무치게 감흥은 없지요.그렇지만 그것이 내 주변에서 일어나면 달라집니다.무심해 질 수가 없고 돌아가신 분의 빈자리로 한동안은 괴로운 시간을 보냅니다.나머지 생활 전체가 흔들리기도 하지요.그리운 메이아줌마를 읽으면서 살아있는 동안 사랑을 듬뿍 주는게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낍니다.메이아줌마는 비록 가족들 곁을 떠났지만가족들은 그 사랑을 추억하며더 뜨겁게 함께 하며사랑을 키워갑니다.사랑은그렇게 큰 흔적가슴속에 인장을 남기나 봅니다.물리적으로 함께가 아니여도 가슴속에서는늘 더깊게살아 있아 있으니까요.그리고 늘 가슴속에서 더 깊게 만날 수 있으니다시금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지요받은 그 사랑을 다른 이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내가 되기도 하겠고요.한글판을 읽으면서아 이렇게 해석이 되는거구나해석이 잘 안되서 뭐지? 했었는데가닥을 많이 잡았습니다.책을 술술 읽지 못했지만 조금씩 읽어가며친해지는 시간이 되었네요.whirligigi 가 바람개비인것도 이제야 알았고요.감동 인생책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원서 북클럽 통해 전에 몰랐던, 저 혼자서는 손을 뻗지 않았을 책을 또 한 권 알았습니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읽어 나갔어요. 꼭 그날의 분량 만큼만 읽었습니다. 서머는 엄마를 두 번이나 잃었잖아요. 두 번 다 아직 너무 이른 때에요. 그게 너무 가엽지요. 그렇지만 사랑을 많이 줄 수 있는 엄마를 만나서 그 기억을 가슴에 따뜻하게 품고 앞으로 또 살아나갈 힘을 얻을 것 같아요. 저와 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백희나 작가님이 얼마 전 한 팟캐스트에서 출연해서 하신 말씀 중에 “사랑이 있는 관계는 가족이라도 생각한다”는 부분이 기억났어요.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는 서머를 숙제처럼 여기던 친척보다도 더 먼 사람들이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었잖아요. 살아 있는 동안은 힘껏 내 아이들 사랑해 주어야지, 내가 가까이에 있어도 아주 멀리 떨어져도 내내 따뜻하게 빛날 수 있는 기억들을 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야 완독 소감을 올립니다. 많은 정신없는 나날 속에 원서 읽기를 꾸준히 해오다 마지막 11,12 챕터를 마무리 못한 채 일정들을 소화해내고 있었어요. 끝을 내야 하는데 라는 찜찜함 속에서 오늘에서야 마무리를 했네요. 책의 별미가 특히 마지막 11 12 챕터에 있었네요 서머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부터, 메이 아줌마의 독백까지 글을 읽으면서 슬프면서도 행복해지는 기분에 감동스러웠어요 물론 원서로 읽을때는 해석이 안 돼 뭔가 느낌만 가져갔다면 번역서를 읽으면서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원서 읽기를 늘 해보고 싶었지만 늘 한두장 하다 말고 했는데 원서 북클럽을 통해...어떻게든 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합니다. 물론 해석이 막히고 단어가 막히고 답답한 순간이 많지만, 천천히 나아질 날을 기다리며 꾸준히 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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