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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북클럽 Jun 29. 2022

캡틴, 오 마이 캡틴!

원서북클럽 5월 The Dead Poets Society

원서북클럽 5월

<The Dead Poets Society>  N.H. Kleinbaum


선정 이유


행사가 많은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해 꼭 선정하고 싶어 작년부터 별러오던 책입니다.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로 워낙 유명하지만, 원서로는 어떻게 와닿을지 함께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두께가 얇지만 레벨이 아주 높지 않고 대화문이 많네요. 책으로 먼저 또는 영화로 먼저 자유롭게 읽고 감상해 보면 어떨까요?


완독 소감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나누어 주세요.)


영화를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제 기억 속 키팅 선생님의 지분이 영화 전체의 80% 이상이었는데 소설 속은 아이들이 그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가 압도적이라는 뜻이겠죠. 소설 속에서는 정말 내 뒤에서 든든히 지원해 주는 버팀목 같은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무한신뢰를 (퇴학이라는 강압 속에서도요), 하지만 사회가 잘못 방향을 잡은 환경에서 한 어른만의 노력은 부질없는 것일까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희망의 한 자락을 맛볼 수 있었지만... 닐의 모습이 마음 한편 무겁게 남아 있네요. 기억의 남는 선생님은, 없습니다. 좀 안타까운 학창 시절일 수도 있지만 없네요.       

보면 재밌는데 이번 달은 완전 너무 바쁘네요. 느리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완독 소감 읽으니 너무 좋네요.      

"이번 원서 나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영화는 재미있으려나?" "재미로 보는 영화가 아니야." 지난 주말 남편과 저의 대화입니다. 마지막 엔딩 장면이 왜 그리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완독 후 영화를 보려다, <죽은 시인의 사회>와 <굿윌 헌팅>을 같이 소개하는 영화 프로그램을 봤어요. 참된 스승의 대명사가 된 로빈 윌리엄스, 그의 젊었던, 그리고 나이 든 모습이 있네요. 모든 영화에서 재치 넘치고 인간적이었던 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현실에서의 최후는 안타깝기만 하고요.  

   

p.147 "I hold in my hand a crystal ball. In it I see great things for Cindy." 유초중고대 다 합쳐서 한 분이라도 이런 문장을 제게 말씀해 주셨었더라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마음에 담고픈 스승님은 없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주인공들, 작가들, 그리고 책모임 멤버분들과의 시간에서 배울 점들을 찾아갈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함께 완독 해서 기뻐요.      


매년 스승의 날에 어김없이 재방되는 영화 2개가 죽은 시인의 사회와 굿윌 헌팅이죠. 모두 로빈 윌리엄스가 나오는 명작이죠.  굿윌 헌팅에서 맷 데이먼에게 끊임없이 “It’s not your fault”라고 말해주던 장면과

닐에게 “Talk to him” 이라며 단단하게 말해주는 장면이 오버랩되었어요. 사회생활 20년 차인 다 큰 어른인 제게도 가끔 어떻게 해야 할지 짧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네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유명하죠. 키팅 선생님을 향한 아이들의 최고의 인사. 그런데 전 그 장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 쓰지 않고 고개 푹 숙이고 공부하던 애들이 기억이 남아요. 책에는 그려지지 않았거든요. 아마 모든 아이들이 다 책상 위로 올라섰다면 오히려 비현실적인 결말이었을 것 같아요. 나는 가져보지 못했지만, 나의 아이는 꼭 키팅 선생을 가져보기를 바랍니다.

     

제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아주 많이 특별한 영화입니다. 중1 때였던가 우연히, 아무런 정보 없이 tv에서 방영하던 영화를 보게 되었고, 생애 첨으로 영화를 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에 '어?' 하고 놀란.. 생애 처음의 감동을 알게 해 준 영화였어요.  마지막 장면, 토드의 "Oh, captain, my captain!"을 외치던 그 표정, 존 키팅의 미소가 지금까지도 그대로 기억에 남아 있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꼬맹이가 평생 첨으로 영화에 온전히 몰입하고 빠져 감동을 느낀 영화라, 제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어떤 분석도 불필요한 영화예요. 원서로 읽으며 그때 그 장면들이 간간이 떠올라 오버랩되는 것도 저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났어도 기억은 제 머릿속 어디선가 저장되어 있었다는 게 신기하군요.      


초등 1학년 때 운동회 계주 반 대표로 첫 스타트를 끊었던 거 같은데, 달리고 나서 다시 우리 반이 자리 잡은 운동장 한 편으로 돌아왔을 때 잘했다며 저를 꼭 안아주시던 담임 선생님이 계셨어요. 강환열 선생님. 그래서인지 어렴풋이 기억되는 초등, 아니 국민학교 1학년의 기억은 따뜻하고 포근함, 사랑받은 느낌으로 남아있네요.     

세상에 대한 다른 관점, 다른 각도. 언젠가부터 당연히 여겼던 것들도, 사실은 처음부터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은 제게는 사물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다른 관점과 각도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그 어느 누구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다"의 관점이 될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악인이나 범죄자 외의 주변의 평범한 모든 사람들과의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오해하지 않거나 마음 상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다.. 뭐 그런 거 말이죠. 어느 책에선가 보았던, 세상에서 가장 비정상적인 단어는 정상"ㅡ이라는 문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편협하거나 고정된 시각에 빠지지 않고 삶을 다양하게 바라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야 키팅 선생님의 말씀대로 거침없고 능동적인, 내 삶에 주도적인 삶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렇게 살고 있는 누군가를 비정상이나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겠구나.

그럴 때 나는 Carpe diem, 현재를 살 수 있겠다 느꼈습니다. 5월 원서로 또 한 번의 교훈을 얻고 갑니다.           

책은 일정보다 앞서 다 읽었는데, 뒤늦게 완독 소감 남깁니다. 영화의 주인공과 극 중 한 명이 자살한다는 어렴풋한 기억만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심한 Todd이려나, 사랑에 빠진 Knox는 아닐까, 고압적인 아버지가 마음에 걸리는 Neil? 등의 생각에 과연 누가 가슴 아픈 선택을 하게 되는지 궁금했어요. 아이가 충분히 경험하고 실수도 하고 스스로 깨닫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실수를 덜 하는 방법, 얄팍한 내 경험에 의한 안정된 길을 강요한 적이 많습니다. Neil의 아버지가 아직도 강한 인상을 줍니다. 자주 인용되는 여러 시의 의미와 맛을 제대로 모른 채 페이지를 넘기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드디어 완독 했습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학생의 삶에서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은 아이들에게 큰 놀라움이었을 것 같아요. 마지막에 키팅 선생님이 떠나는 모습이 그려지니 몹시 찡하더라고요. 중간중간 한글책을 보면서 다시 읽기도 하느라 천천히 완독 했어요. 영화도 다시 봐야겠네요.          


제가 원서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에 놀라워요. 문장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았는데도 느낌이 전해졌나 봐요. 너무 어릴 때 영화를 봐서 사실 여화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뭐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공부해서 대학에 가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공부만 하고 좌절했던 학창 시절이 생각났어요. 그러다 대학 때 마주했던 방황.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뭐지?’, 이때 위로받았던 말이 카르페디엠이었는데... 이 경험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자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네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학부모가 되었고,  막연히 공부하라. 는 메시지를 주지 않기 위해 경계를 하고 있지만 저도 부모들이 했던 것처럼 ‘공부해라. 숙제해라’ 등 하고 싶지 않았던 말들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너무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라고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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