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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디북클럽 Dec 28. 2022

물, 기적, 그리고 희망

원서북클럽 2022 하반기 #4 - A long walk to water

A long walk to water - Linda Sue Park



선정 이유


지난봄, 인친님이 선물해주시면서 추천한 원서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흥미 감동 모두가 있는 책이었어요. 지난 원서 'Life of Pi'에 비해 두께도 얇아서 멤버분 전원 완독하며 2022년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완독 소감


음.. 제가 순수하지 못한 걸까요? 제가 보는 세상이 너무 비관적인 건가요?

읽으면서 내내 왜 이들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왜?라는 꼬리표가 지금까지도 제 머리에 남아있네요. ‘적당한 대중의 무지와 탐욕’ 만들어낸 최악의 상황이 현재도 진행 중인 곳..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어디에 왔으며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에게 손을 내미는 그들은 또한 무엇이며.. 또 그 나라는 영웅의 자리에서 손을 내밀며 그들의 민낯은 뒤로 한 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Salva와 미래를 꿈꾸는 Nya가 있어 답답한 머리가 조금은 가벼워지네요.        


  

원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역시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주인공의 여정들이 일반적인 세상에서 일반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라, 읽는 내내 저의 현재에 상대적인 감사와 반성을 하게 만들었지요.

그동안 너무나 당연스럽게 생각해왔던 일상의 소중함과 풍요를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고, 내가 Salva와 같은 처지였다면 과연 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어요.

현재의 상황에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던 어린 Salva, 어른이 되어서도 혼자만의 행복에 만족하지 않고 고통받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할 일을 찾아내는 그의 추진력과 노력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단순한 희망으로 그려낸 소설이 아니란 점이 더 놀라웠습니다. 책 마지막 장, Nya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던 Salva의 이름이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12월과 넘 잘 어울리는 훈훈한 원서를 읽어 더 좋았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원서는 좀 수월(?)하게 읽어 내려간 거 같습니다. 라이프오브 파이에 비해서요 ㅎ

지금도 지구 한쪽에서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기에  안타까운마음 가득합니다. 주인공살바 역시 힘든 전쟁통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답니다.

I would like to say:Stay calm when things are hard or not going right with you.

You will get through it when you persevere instead of quitting.

Quitting leads to much less happiness in life persevere and hope.

이 대목이 맘에 와닿네요. 각 챕터가 니아의 현재 이야기와 살바의 과거이야기가 잘 엮어져 있어서 읽는 내내 다음 챕터가 궁금해져서 열심히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아픈 형부가 계신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 내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살바의 걸음걸이를 따라가면서 읽었습니다. 그 어린아이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뎌내는 마음과. 고국 수단을 위해서 우물 사업을 시작해서 그 메마른 땅에 단순히 물을 공급한 게 아니고 , 그보다 더 진한 사랑으로 적셔준 거는 정말 감동이었어요.          



“엄마 물 더 줘, 더, 더!”하고선 항상 조금씩 남기는 첫째에게 “너는 버튼만 누르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은 물 길러 하루 10시간 넘게 걸어. 그 물조차도 깨끗하지도 않고. 네가 이렇게 물을 남기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미안해해야 해”라는 말을 하던 찰나,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표지처럼 양동이를 들고 메마른 땅을 쉼 없이 걸어가는 소녀를 생각하며 책장을 펼쳤다가, 책이 물을 잔뜩 머금은 듯 장 한 장 한 장이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첫째에게 잔소리로 예를 들 게 많겠구나”라던 생각은, “어느 날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 갔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떨까?” 뜨거운 돌을 삼키는 듯 목이 메고 타들어가는 듯했어요.

“bit by bit, one step at a time”

“But he had to do it. If he didn’t talk about the project, no one would learn about it. No one would donate moneym and he would never be able to make it work”

“A step at a time, One problem at a time - just figure out this one problem. Day by day, solving one problem at a time, Salva moved toward his goal.”

한 문장씩 따라 읽어가다 보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책이 떠올랐습니다. 장밋빛은커녕 진로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 들었다 인생책이 됐는데요.

“But now Nya felt there was something she had to do. (…) She said, and looked up at him bravely. “Thank you for bringing the water”

언론인이 되겠다고 남들 놀 때 사서 고생하는 고된 일상에 큰 위로와 응원으로 다가왔고, 슬럼프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버텨갈 수 있는 코어가 됐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알고 관심과 온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 불평등한 세상에서 (우리가 그곳에 직접 가지 않고도, 정치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조금이나마 그 불평등의 기울임을 1mm라도 줄일 수 있는 게 기부가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매달 두 번씩 빅이슈를 꼬박꼬박 사고 있고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에게 알리자면 저는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해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도 기부하고 있어요. 그 외에 굿네이버스, 베이비박스, 한부모협회, 군인권센터, 사랑밭 등등에도 기부를 늘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돈으로 하는 게 가장 쉽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합니다. 다들 바삐 사는 와중에도 이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주변에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그 이유까지도 설명할 수 있는 누군가가 되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죠. “우리가 배불리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 두 발 뻗고 편히 쉬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이렇게 굶주림과 싸우고,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총격에 움츠리며 잠들어야 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하나씩 한 걸음씩, 우리가 분명히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더 절실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주고받는 이때, 세상을 돌아보는 책을 읽을 수 있게 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씬디 북클럽장 씬디님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두 어린아이가 있어선지 이런저런 생각에.. 글도 상당히 길어졌네요.^^;;2022년 12월은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아요. 독서 모임자체도 처음이지만, 서로의 생각을 나눈 것도 학창 시절 이후 처음이고 특히 이렇게 긴 영어를 읽어본 건 머리털 나서 정말 처음입니다. ^^:; 토익 시험조차도 영어 지문을 읽었다기보다는 기계적으로 푸는 요령만 익히다 끝났고, 원서에 대한 욕심은 언제나 있었지만 단 석장도 넘기지 못하고 결국 불쏘시개가 되곤 했으니까요.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끝까지 드디어 마침내 기필코 결단코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겠구나를 2/3 지점에서 감을 잡았음에도 마지막에 살바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울컥하더라고요. 때마침 아들 학교 숙제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갔어야 하는데 그 책 내용이 전 세계에 있는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였어요. 아들에게 물어봤더니 “거짓말이네.” 라도 쿨하게 대답하는데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우는 건지 세상이 아이들에게 잘못하고 있는 건지 감이 안 잡혔어요

제 전공이 그쪽엔 쓸모가 있는 편이라 책을 덮고 호기롭게 해외봉사를 찾아봤어요. 20대 30대 젊은 친구들이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아프리카로 봉사를 가는 이야기가 그득했어요. 물론 이력서에 한 줄 쓰려고 가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 나이에 전 제 옷 사 입고 술 퍼먹고 나한테만 돈을 쓰기 급급했거든요. 뭐 나 하나 해외 봉사에 손을 더한다고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작은 생각들이 모이면 쓸데없는 전쟁으로 자기 식구를 죽이는 한심한 사람들이 좀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유니세프 굿칠드런 플랜코리아 등 NGO 단체에 매달 10-15만 원 정도 정기기부를 하고 있어요 한 10년 된 거 같아요. 연말정산 혜택이 있어서라는 건조한 이유 때문입니다. 옆에서 신랑이 그래요 “멀리 갈 것 없이 우리나라에 도울 애들 많다” 그 말도 맞는데 제가 기부하는 분야를 해외로 많이 하는 이유는 결이 달라서 인 것 같아요. 적어도 대한민국은 극심한 기아와 물 부족과 끊임없는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은 아니니까 라는 이유에서 합리화를 시킨 것 같네요

12월은 전 세계인들이 이웃을 돌아보는 달이잖아요 그래서 리더님이 이 책을 선정하셨나 싶기도 하고요. 책을 덮으면 대충 드는 생각이 “재미있다”인데 이 책은 “아름답다” 였네요

끔찍한 상황을 버텨낸 꼬맹이가 어른이 되어서 자기의 끔찍한 상황을 겪고 있는 또 다른 꼬맹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소설 배경이 그렇듯이 파이 이야기도, a long walk to water도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주를 이루지요. 저는 사실 이런 절망과 아픔에 대한 과정을 겪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보거나 읽는 것을 다소 불편해합니다. 우선.. 그들이 특히나 어린 시절 겪는 고난에 마음이 아프고, 다음으로는 주인공이 느낀 고통에 비해 편안 삶을 사는 나 자신에 대한 죄책감 같은 감정에 한번 몰입되면... 남들보다 좀 깊이 빠져 우울한 감정도 느낍니다.(그들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난 무엇을 하며 살았나.. 그리고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순간을 살아본 적이 과연 있나..)그래서 고통과 아픔을 통한 성장은 누군가를 단단하게 만들고 미래의 희망과 성공을 극대화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모든 이들이 최대한 아픔을 피해 가는 삶의 길을 가길 간절히 바라죠.

고등학교 때 윤리시간인가요? 어떤 철학자가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라고 했었죠... 자신의 결정 없이 내던져졌다는 말.. 너무 그 말이 슬프더라고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조건, 나라든 가족이든, 외모든.. 수많은 부분을 여전히 우리의 의지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요. 아프리카에 태어나는 사람, 한국에 태어난 사람, 다이아수저로 태어난 사람,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 참.. 어렵습니다.. 내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 던져진 채 태어나 보니 아프리카 어느 마을, 매번 내전이 일어나고, 나라와 가족을 잃고, 난민이 되는 상황.. 그렇게 시대와 환경에 휩쓸려서 자신의 삶이 결정되어 버리잖아요.. 주인공처럼 운이 좋았고, 살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고, 또 자신의 가족과 나라 사람들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의 스토리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 현실이죠. 저는 살바 이야기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이야기처럼도 보였어요.. 역시 엄청난 가난과 질병 전쟁을 겪었지만 우리 (조) 부모님 세대들이 자식들은 잘 살게 하겠다는 의지로 세계 10위권 언저리의 국가로 성장하게 발판을 만들어 주신 거니.. 그들 또한 다들 주인공이시겠구나... 하는 생각이요.. 불과 50년 전 외국에서 엄청난 지원을 받던 수원국에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공여국으로 된 것까지 시간 동안 수많은 살바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WHO에서 에볼라 퇴치를 위해 수많은 국가에서 엄청난 양의 의료약품과 원조금 그리고 실제적 도움을 위한 의료진, 보건행정 전문가팀이 아프리카에 투입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여전히 부족사이의 내전과 부족 상부층의 부정부패, 종교적 이유 등으로 실제 주민들에게 이런 도움의 손길이 닿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그곳에 새 생명들이 태어나고 내던져진 존재로 살아가야 하고 고통받는.. 그리고 지구반대편에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포함한 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내가 이렇게 상대적으로 나은 환경에 던져진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텐데... 저는 그 몫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너무 깊이 빠질까 두려워 질문만 던지고 말아 봅니다. 어려운 이야기지만 이번 달도 함께 읽어서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Nya와 Salva가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 저도 같이 울컥했습니다. Salva의 이야기는 Life of pie의 주인공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6.25 전쟁을 겪고 이산가족 상봉 방송에서 목놓아 울던 어르신들의 모습도 떠올라 전쟁을 겪은 세대의 고통도 새삼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내전 상황에 고작 열 살 남짓의 어린이가 스스로의 강인함과 기다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힘으로 가족, 부족, 모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5년 전 테드에 Salva 가 출현한 영상이 있어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이 기적이며 그 비결은 감사한 사람들과 어떤 상황에서도 Keep going 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쳐도 감사함을 느끼며 또 계속 살아가는 것, 단순하고 중요한 것을 저도 Salva처럼 해보려고 합니다.        


             

읽는 내내 지난달에 만난 소년 'Pi'가 떠올랐어요. Pi와는 같은 듯 다른 의미로 소년  Salva를 응원했어요. 여전히 진행 중인, 소설보다 참혹한 전쟁 상황들에 마음 아팠고, 미국에 가는 명단에 올랐을 땐 함께 기뻤어요. 마지막  Salva와 Nya의 대면 장면에서는 벅찼고요.

내 앞에 닥친 현실에 급급해 주변을 살필 여유가 부족했던 저를 반성해 봅니다. 한국에도 전 세계에도 우리의 작은 관심이 큰 도움이 될 이들도 많을 거고요. 이 책을 계기로 따뜻한 마음을 나눌 연말에 대한 계획을 가족들과 함께 세워 보려 합니다.

One step at a time, one day at a time. Just today-just this day to get through...(p.82)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이 순간을, 오늘 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2008년과 1985년의 수단을 비교해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솔직히 답답함이 앞섰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2008년과 1985년의 상황이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을 긷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인 Nya, 전쟁 중에 살아남아야만 하는 Silva.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어른들이 물려준 환경에서 그저 버티는 것이 인생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과거나 현재나 비슷해 보였습니다.  어쩌면 2022년의 상황도 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아서요.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Silva가 입양된 미국 가족들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동정이 아닌 지원을 해주는 진짜 조력자가 아닌가 해서요. 우리나라에 있는 난민들을 나는 그렇게 지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는 사실 선뜻 대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짧지만,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고, 현재 내 자리에서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준 Cindy님~ 이번에도 감사해요!    


      

책의 전반부부터 참 마음이 아팠어요. 어린 소녀가 물을 길어 먼 길을 매일 왔다 갔다 하고, 발에 가시가 박혀도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아내는 모습이요.

전쟁 때문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혼자 길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슬픔과 고된 하루하루들이요. 무엇보다 가장 가슴을 후벼 팠던 건, 에티오피아 캠프에서 수단으로 쫓겨날 때 그 위험천만한 강을 건너 살아남은 아이들 중엔, 겨우 5살짜리 아이가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저도 5살 아이가 있지만, 말이 안 되더라고요. 아직 한창 떼쓰고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인데.. 어른인 저도 못했을 일을 그 어린아이가 겪었다니. 기가 막히더라고요. 왜 이런 일이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에게 일어나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도 없었고 세상이 참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살바와 니아의 이야기가 결국 한 이야기로 이어질 땐 살바에게도 감사함이 컸고, 한편으론 불편함 없이 살아가고 있는 어른 중의 하나로서 미안함도 함께 들었어요. 읽을수록 참 반성을 많이 하게 된 책입니다. 세상을 일깨워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읽는 내내 나와 내 가족이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이 모든 안락함과 편안함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눈앞의 삶에 급급해서 같은 지구에서 번연히 존재하는 아픔과 고통을 나 몰라라 한 게 미안했습니다. Salva가 여러 고비를 겪었지만, 저는 난민 캠프에서의 삶이 얼마나 지난했을지에 마음이 특히 쓰였습니다. 잘 곳과 먹을 것은 겨우 해결이 되지만, 그 외엔 살바가 그 텅 빈 시간을, 언제까지일지 모르게 이어지고 있는 긴 시간에 매일 무슨 생각을 하며 보냈을까.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너무 큰 희망을 품지는 않기” 얼마나 애를 썼을까 하고요. 아마 오늘 하루만 잘 넘기자 하고 자신을 다독이며 그 많은 날들을 뚫고 지나왔겠지요. 덕분에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한 권 더 생겼습니다.     


     

저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너무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읽고 나면 약간의 절망감 그렇지만 형용하기 어려운 커다란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물 찾는 아이들은 이해가 되니 몰입이 더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친구의 죽음 그리고 삼촌의 죽음. 그렇지만 그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숭고한 존엄을 느낍니다. 삶은 이토록 소중하고 우리에게 커다란 의미라는 것을요. 많은 10대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쉽게 삶을 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요 참 안타까운데 함께 읽는다면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옵니다. 원하면 항상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물이 없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살고 있는데 정말 물이 없어서  찾으러 다녀야 한다면 정말 삶 자체가 너무 힘들 거 같습니다. 생활도 안 되고요. 일상에서 감사함도 없는 이 물이, 물 한 방울이 우리 생명과 맞닿아 있구나 새삼 느낍니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르지만 삶 속에서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네요.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로 가슴이 저립니다. 내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제가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도 없고 영어도 짧아서 과연 원서 독해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한 권 한 권씩 함께 읽어 나가니 저도 읽을 수 있네요. 그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신기하고요. 요즘은 영어로 된 문장을 보면 조금 반갑습니다. 물건을 사면 따라오는 매뉴얼 같은 것도 쳐다보게 되고요 조금은 영어와 친해진 느낌입니다. 한 해 동안 이렇게 좋은 자리 함께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또 저의 무모한 도전은 계속될 거 같네요.               



너무나 늦게 완독후기 올려요. 지난달 라이프오브파이는 못 읽었지만, 이번 책은 꼭 완독 하리라 맘먹고 늦었지만 달렸네요. 영어로 된 책을 읽고 제가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아요. 완벽한 독해를 하지 못해서 글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 했어요. 책을 읽고 나서 남수단의 역사도 찾아보게 됐네요.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가족과의 헤어짐, 몇. 연간의 도피 생활, 총살 등을 당해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책이 쓰인 지는 오래지만, 남수단의 불행은 여전히 진행 중. 이더라고요. 지금 이 순간에도 동시대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길 가다 유니세프 후원이나 이런 것들에 언젠가부터 무심했던 제자신도 돌보게 됐고요. 이만큼 내가 향유하는 것들에 대해 감사해하고 또 베풀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 해 동안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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