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민구 Oct 21. 2021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 시대의 도래

지속가능한 삶을 원하는 소비자 ‘의도와 행동’ 격차 속 비즈니스 기회

환경친화적이고 건강한 삶과 포용적 사회를 추구하는 소비자 시대가 도래했다.


환경을 보호하고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며 보다 현명한 소비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길 원하는 소비자의 열망과 의도는 최근 기후위기와 전 세계적 감염병 사태를 거치며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문화 변화는 환경과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영향(Net Positive)을 미치는 지속가능한 브랜드에게 더 큰 시장과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의미한다.


이에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자사의 핵심 역량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소비를 도울 수 있는 혁신적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망 내 협력회사와 여타 브랜드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경제 시스템 전반의 지속가능성 개선을 주도하는 긍정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이야 말로 미래 시장을 창출하고 더욱 성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목적 지향형(Purpose-Driven) ESG 선도 기업'이라 하겠다.


본 글에서는 지속가능한 소비자 행동과 문화 변화를 확인해 주는 프로젝트와 연구조사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 지속가능 발전에 가장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9대 소비자 행동영역을 확인하고

▲ 지속가능한 삶과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 ‘의도와 행동’ 간의 격차와 그 비즈니스적 기회를 이해하며

▲ 소비자 의도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목적 지향형 ESG 브랜드가 되기 위한 7가지 접근법을 소개한다.



지속가능한 소비자 9대 행동영역을 이해하면 사업이 기회가 보인다.


미국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도출된 '지속가능발전에 가장 영향이 큰 9대 지속가능한 소비자 행동영역(The Nine Most Impactful Sustainable Behaviors)’은 현대 소비자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삶이 무엇이고 그중에서도 지속가능발전에 긍정적 영향력이 가장 큰 영역들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규정해 놓고 있다.


9대 소비자 행동영역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는 자사의 사업과 관련해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행동을 파악해 보다 규모 있고 빠르게 전 세계 소비자의 문화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해법과 전략적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브랜드가 추진하고자 하는 기후위기 대응방안에 확신을 제공할 수도 있으며,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의 접근이 기대하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미리 검증해 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 9대 영역은 지속가능한 미래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계될 수 있어서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이를 더욱 가속화하는 기회의 영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SB의 Brands For Good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파트너 브랜드
주> ‘지속가능발전에 가장 영향이 큰 9대 행동영역’은 SB(sustainablebrands.com)의 Brands for Good 프로젝트(sbbrandsforgood.com)에 참여하는 상기 글로벌 브랜드 파트너들을 주축으로 광범위한 설문과 리서치를 통해 선정됐다.


우선 9개 행동 영역은 상위 3개 분류로 나누어진다.


그 첫 번째는 ‘기후위기 대응(Address Climate Crisis)’으로, 여기엔 최근 전 세계적 화두인 '식물기반 대체육'으로 먹거리를 전환하는 노력을 필두로 일회용품 및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오래 쓰고 다시 쓰는 제품 구매 및 스마트한 에너지 사용의 추구라는 소비자의 행동 영역들이 포함된다.


두 번째는 ‘자원 절약 및 보호(Preserve Resources for Life)’로서, 물과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자원순환의 촉진 및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자연친화적 제품의 사용이 다루어지고,


마지막 ‘사회적 레질리언스 강화(Foster Resilient Societies)’ 분류에서는 여성과 여아 지원, 공정무역 촉진 등 형평성과 포용성 개선, 자원봉사와 구매를 통한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삶의 의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영역들이 다루어진다.


9대 영역에서 지향하는 소비자의 행동과 문화 변화들은 모두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도 긴밀히 연계되어 이의 달성을 지원하며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소비자 행동 변화의 추이는 어떠할까?

이를 위해 글로브스캔(GlobeScan)이 2020년에 실시한 Healthy & Sustainable Living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았다.


글로브스캔의 연구조사에서는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변화를 원하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47~61%에 달하는데 비해 과거 1년 동안 환경친화적 주요 변화를 실제로 실행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그 절반 수준인 평균 24~31% 정도에 불과해 환경친화적 삶에 대한 의도와 실제 소비행동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11년간 통계에서도 책임 있는 기업 제품과 서비스의 소비를 통해 해당 브랜드 성장을 지원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25~31%의 비슷한 수준에서 제자리에서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의지는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 반해, 실제 소비자의 행동과 실천에서는 큰 진척이 없는, 소위 ‘의도(Intention) vs 실천(Action)’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전 세계 브랜드의 가장 큰 공통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 의도와 행동의 오랜 격차는 소비자 열망을 이해하고 혁신을 통해 변화를 지원하고, 촉진해야 하는 ESG 경영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져준다.


글로브스캔 연구조사 결과도 SB의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이 큰 영역들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의 의도와 행동 간 격차 줄이는 것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에 큰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해 주고 있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행동변화를 촉진하는 제품, 서비스의 혁신을 통 SDG(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긍정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면 확대되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는 새로운 시장으로 이어지고, 기업은 그 토양 위에서 다시 소비자와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기업의 ESG 실천이며 지속가능한 브랜드(Sustainable Brands) 달성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삶을 원하며 그 열망이 빠르게 높아지는 소비자의 시대,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이를 ESG 전략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1)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다 쉽게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2) 소비 행동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혁신적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동기 부여 및 영감을 불어넣는 한편,
3) 변화된 자신의 소비를 통해 충분한 삶의 보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기업과 소비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변화는 과거 10년의 인식보다 더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열거된 브랜드의 접근과 실천 방향에 대한 논의, 우수사례 연구와 가이드는 아직 많이 부족하며 선도적인 글로벌 브랜드들에서조차 효과적 해법을 찾기 위한 고민이 오랜 기간 깊어져 왔다.


SB가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의 연합 행동인 Brands for Good 프로젝트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점이 바로 이것인데, Brands for Good 프로젝트는 소비자 의도와 행동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 그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모인 글로벌 브랜드들의 커뮤니티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파트너 브랜드들은 협업을 통하여 9개 행동영역 개발, 사회 문화 트렌드 추적 조사를 시작으로 브랜드가 ESG를 소비자 문화 변화를 지원하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통합할 수 있는 다양한 워크숍, 툴과 가이드 및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한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소비자 대상의 설문을 수행해 소비자의 인식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한편, 개별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 조사까지 수행해 보고서를 제공한다.


주> 2021년 말 진행되는 아시아 5개국 소비자 및 브랜드 인지도 조사는 2022년 2월 24-25일 SB Asia Pacific 콘퍼런스에서 발표될 계획이다.


소비자 사회 문화 트렌드 추적 조사 (Socio-Cultural Trend Tracker)


본 장에선 우선 Brands for Good의 대표적 소비자 조사 활동인 ‘2020 사회 문화 트렌드 추적’ 조사를 간략히 소개한다.


해당 조사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2020년 미국 소비자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2021년엔 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 연구조사 결과의 주요 시사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소비자의 71%는 사회 및 환경 문제가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해서는 초당적 선호도를 보였다. 응답 소비자의 79% (민주 89%, 공화 74%)는 모두 제품의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보다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소비를 전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 이슈를 선도하는 우수 브랜드를 명확히 특정하지는 못했다. Patagonia 및 Nike와 같은 회사가 강력한 환경 및 사회적 메시지로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과 ESG가 우수한 브랜드를 지명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응답자들이 해당 회사를 언급하는 경우보다 Amazon 같은 자신이 아는 유명 브랜드를 언급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한 소비로 바꾸려는 자신의 의도를 브랜드가 실제 지원해 주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67%가 육식을 줄이겠다고 답했지만, 관련 브랜드와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가 이러한 의지를 실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지속가능한 삶의 가장 보편적인 장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 관련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3%에 달했다.


소비자 의도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목적 지향형 ESG 브랜드가 되기 위한 7대 해법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SB Brands for Good 조사의 결론에서 브랜드가 보다 지속가능한 소비자의 행동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촉진하며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놓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유사한 관점에서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가 앞에서도 언급한 글로브스캔의 Healthy & Sustainable Living 연구이다.


글로브스캔은 2019 년부터 소비자의 태도와 행동을 추적해 오고 있으며,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해 25 개 이상 국가에서 25,000 명 이상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연례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글로브스캔 연구 프로그램에도 Brands for Good 파트너들이 다수 참여했는데 CVS Health, IKEA, PepsiCo, Visa 및 WWF International을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들이 공동으로 설문을 설계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고, 소비자가 자신들의 삶과 지구 환경에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위해 수행되었다.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영위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브랜드의 해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2020년 글로브스캔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는 소비자가 행동을 바꾸고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가능한 가치 및 열망과 연계하는데 브랜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7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우선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합리적 가격 정책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소비자의 의지가 실제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지금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해 소비자가 제품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을 낮추고 보다 빠르고 규모 있는 행동과 문화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2. 기업과 브랜드 신뢰성 제고

여러 국가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과학자, NGO나 정부보다도 여전히 낮고, 절반 정도의 설문 응답자 들만이 기업의 사회 및 환경적 성과를 믿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양한 보고 방식의 채용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채널 활용을 통해 ESG 성과에 대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형식적 검증을 넘어서는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핵심으로 부각된다.


3. ESG 노력과 성과의 차별화

많은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과 ESG 성과가 높은 기업과 브랜드를 특정하지 못했다. 자사 브랜드의 ESG 성과를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지속가능한 특성을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 지속가능한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

전 세계 소비자는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며 이는 특히 청소년 층에서 두드러졌다. 명확하고 더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과 그 효익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의 우려를 시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시사한다.


5. 참여의 접근성 낮추기

삶에 적용 가능한 손쉬운 행동 변화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높은 반면, 행동변화가 어렵고 부담스러운 선택지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제품 서비스 혁신으로 행동 변화의 효익과 편리함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부담감을 가능한 낮추어야 한다.


6. 지속가능성을 위한 목적 지향형 브랜드화

이익 창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제품, 서비스와 운영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목적(Purpose) 지향형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특히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7. 소비자 행동 변화 규모의 확대

소비자 행동 변화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이를 함께 실천한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이전 03화 코로나가 쏘아 올린 ESG 열풍 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