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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민구 Oct 24. 2021

코로나가 쏘아 올린 ESG 열풍 ①

재난 상황, 주식 시장에 유입된 막대한 돈이 찾고 있는 미래 가치 투자처

ESG 열풍의 결정적 요인은 코로나19 재난 상황 극복 위한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
제3차 산업혁명·그린 뉴딜·디지털 뉴딜 등 경기 부양책이 ESG 경영에 불붙여
ESG는 CSR·지속가능성과 연결된 개념...실천체계·전략·성과·커뮤니케이션을 의미
단기적으로 오르다 추락하는 열풍이 되지 않도록 기업 목적과 거버넌스 통합 노력 필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브랜드의 ESG(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를 조명하는 논의가 뜨겁다. 특히 한국에서는 각종 경제지와 전문매체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ESG 운영 사례 및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무수히 많은 정보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재난상황에서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돈이 미래가치가 높은 투자처를 찾는 대중의 관심을 급속히 증폭시킨 것이 ESG 열풍의 큰 원인 중 하나


ESG에 대한 관심과 열풍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에 따른 빈번하고 극단적인 재난의 발생, 인종차별과 혐오, 각종 불평등의 심화와 이에 따른 정치·경제적 불안이 더해지며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총론적으로는 그렇지만, ESG 열풍의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시행한 저금리, 즉 양적완화에 의해 시장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미래가치가 높은 투자처를 찾는 대중의 관심이 급속히 증폭된데 있다고 본다.


경제적으로 모든 수요가 감소하는, 이전에 한 번도 없었던 불황과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이 만든 공포는 2020년 4월 초 미 연준으로 하여금 통화를 ‘재팽창'시키기 위한 엄청난 부양 정책 내놓게 했다. 바로 이어서 전 세계 각국 정부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공격적인 ‘양적완화’, 즉 시장에 돈 풀기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출처: www.ft.com)


이는 위기 시작 후 실질 금리가 크게 하락한 이후 구조적인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을 다시 한번 만들어 주었고, 저금리 대출로 시장에 풀린 돈은 봉쇄로 막혀버린 실물경기의 회복을 가져오는 마중물이 되지는 못하고, 자산(부동산, 주식 등) 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며 부동산과 주식 가격을 요동치게 하고 투기적 상황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실 이는 과거 대공황과 금융위기 상황의 극복을 위한 양적 완화 과정에서 반복된 현상이기도 하다.)


2020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주식 시장의 반등, 회복과 급격한 상승이 바로 이러한 양적 완화와 시장에 풀린 천문학적 정부 부채로 밀어 올린 결과물이다. 다니엘 슈텔터의 코로노믹스에서도 지적했듯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시장에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경제 회복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길고 약하게 이어지고 있어 기업 부실과 금융위기론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더 이상 시장에 돈을 풀기엔 부담이 커서 고민이 깊어가던 이들 정부에게 코로나19 상황은 시쳇말로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 준 셈이다.


전쟁과 같은 코로나 재난 상황은 정부와 중앙은행에게 시장에 무한정 돈을 풀 수 있는 명분을 다시금 제공하며 금융 위기로 이미 불안했던 세계 경제에 다시 전례 없는 천문학적 부채를 안겨 주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막혀버린 실물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만 몰려든 이 막대한 돈은 한국뿐만 아니라 각국 자산시장에 큰 거품을 일으키며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 문제까지 불거지게 하고 있다. 

최근 위드 코로나 등 경기의 반등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세계 경제는 이제 천문학적 가계와 정부 부채, 자산시장 거품, 막혀있던 시장 수요의 폭증, 불안정한 공급망과 물류 상황이 만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시장에 풀었던 돈을 줄여 나가는 미 연준의 테이퍼링은 이미 공표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면 금리의 급격한 상승도 불가피해 이에 따른 경제위기론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출처: Photo by Christine Roy on Unsplash


이제 이 맥락에서 다시 ESG 열풍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 보자.


저금리 대출과 레버리지로 전 세계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엄청난 자금은 기록적인 규모로 일반 투자자들까지 자산시장에 끌어 모았고 (한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의 소위 ‘영끌’이 그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관련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 산업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 예측해 이들 투자자에게 리스크 관리와 장기적 투자의 비전을 제시하려 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코로나19, 기후 변화, 환경오염과 사회적 불평등 심화로 촉발된 환경 사회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위에 전기차, 재생가능 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업의 혁신이 미래 시장을 창출할 성장과 좋은 투자 영역이라는 방향성이 부각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바로 ESG이다. 그리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제3차 산업혁명 추진, 그린 뉴딜 및 디지털 뉴딜과 같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는 각종 경기부양책들이었다.


기존 투자자들은 물론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신입 투자자들까지 이제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이고(Environmental),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노동 인권과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Social)하며 이를 사업의 목적과 관리의 핵심에 두며 그 성과를 투명하게 소통하는 거버넌스(Governance)가 견고한 회사가 미래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이라는 ESG 투자 철학의 위대한 태동기를 코로나 감염병 위기 상황의 한 복판에서 맞이한 웃픈 현실이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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