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by 친절한 햇살씨

껍데기는 가라


-신 동 엽-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놓은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교과서에 신동엽 시인의 "봄은"이라는 시가 나온다.


이 시가 소개되면서 신동엽 시인의 참고 시로 "껍데기는 가라"는 시가 나와있다.


4월 혁명과 동학 농민 운동의 순수함이 남아야 함을 이야기하고, 순수함으로 조국분단을 극복해야 할 것임을 말하고 있는 시인데, 사실 "껍데기는 가라"는 시는 중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를 읽더니, 우리 아이들의 수다가 또 시작되었다.



아~~ 돼지 껍데기 먹고 싶다.



야.. 이 시를 읽고 그 말이 꼭 하고 싶니?



"샘... 돼지 껍데기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맞아요.. 맞아요!


순대도 진짜 맛있는데, 꼭 못 먹는 xx 같은 애들이 있어요


아이들이 마냥 신나서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고 난리 났다.




야.. 간이 진짜 맛있지 않냐?



맞아 맞아~~ 근데, 허파 못 먹는 인간들 진짜 이해 못해.. 더 맛있잖아.



"맞아.ㅋㅋ 야.. 먹고 싶다."


그때, 잠잠하던 한 녀석. 왈,




누가 뭐라 해도, 순대는 귀때기(귀)가 젤 맛있어.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맛이 죽음이야.
그거 떡볶이 양념에 묻혀 먹으면 짱이야.



(ㅡ.ㅡ)

(@.@)


필기하는 시간 내내 아이들은 이렇게 재잘거리면서 떠들었다.


먹는 애길 한참 하던 녀석들.


배고프다고 빨리 끝내 달라고 야단이더니. 배고파 지쳤는지 조용히 필기를 했다.


껍데기는 가라- 순대는 귀가 젤 맛있다?


이건 무슨 결론이람?



그나저나 얘들아, 이 시는 무슨 내용이라고?




200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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