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고 힘든 월요일이다.
월요일은 일정이 빠듯하고 힘이 들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오늘도 다름없다.
거기에 시골까지 다녀와서 피곤함이 더하다.
시험지 풀이를 하는 것으로 수업을 하는데, 언제 수업을 해도 우리 반 수업은 즐겁다.
너무 예쁜 녀석들.
내 마음이 힘들고 지쳐도, 녀석들은 늘 생글거리면서 나를 웃게 한다. 이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으랴 싶다.
종례 하러 들어갔더니, 녀석들은 수학 오답노트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이렇게 조용한 종례시간은 또 첨이다. 아무리 "여길 봐!"라고 해도 도통 쳐다보질 않는다.
얘들아~하루 동안 생활하면서,
쌤이랑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고
지나간 날 있지?
네~~~!
몇몇 녀석들이 꽤나 서운했었는지 시원하게 대답한다.
자. 앞으로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쌤과 눈 맞추고 집에 가기야!
안 그럼 집에 못가는 거야!
쌤!
그러면 쌤이 의도적으로
저희 눈을 피하면 어떻게 돼요?
어디선가 한 녀석이 질문을 한다.
음... 그러면 집에 가지 말라는 신호인 줄 알고,
쌤이 눈을 마주칠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러자 H 녀석 왈,
쌤, 그러면 눈도 안 마주쳤으면서
집에 가버리면 어떻게 돼요?
갑자기 대답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한 녀석이 대답을 대신해 준다.
야.. 그다음 날 두 번 눈 마주치면 되지!
ㅋㅋㅋㅋㅋ
녀석의 재치 있는 대답에 모두들 키득거리며 웃는다.
종례를 하고 청소를 하는데, 녀석들이 한 마디씩 한다.
쌤.. 눈 마주쳤으니깐 가도 되죠?
그래..^^
눈 마주치기.
하루에 한 명 한 명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 하기.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실감한다.
눈을 마주치고 깊이 있게 보는 것도 힘이 드는데, 한 명 한 명,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면, 보통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눈을 마주친다는 것.
그것은 관심이 있다는 것.
사랑이 있다는 것.
이렇게 눈을 마주치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눈을 마주치고 씩~웃어주기보다는,
청소는 왜 안 하고 도망갔어?
공부는 하고 있니?
잔소리만 늘어놓는 내 모습.
오늘 많이 반성하게 된다.
내일부턴 좀 더 많이 눈을 마주쳐주고, 더 많이 웃어줘야지.
내게 비타민과 같은, 햇살과도 같은 녀석들이기에....
200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