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꾸러기가 있다.
목소리가 굵고 크다. 그래서 고녀석이 중얼거리면 교실이 웅웅웅- 울리는 것 같다. 녀석이 조금만 이야기해도 엄청 떠드는 것 같아 주의를 자주 주곤 한다. 녀석이 손해를 좀 본 면도 없잖아 있다.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수업시간 45분 중 서너번은 족히 일어난다.
휴지를 버리러 가느니, 볼펜을 빌리러 가느니, 책을 가지러 사물함 가느니 등등. 핑계도 다양하다.
대단하다.
그래서 매시간 혼나지만 매시간 다양한 변명으로 엉덩이를 뗀다. 앉아있는 것이 고역이겠지.
가만히 앉아있으면 이제 장난 시작이다. 저 멀리 있는 친구에게까지 텔레파시를 통하게 해서 쳐다보게 한 다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종이를 작게 접어 던지거나, 손짓을 하거나, 아주 그냥 보고 있으면 판토마임이라도 하는 것 같다.
오늘, 또 그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친구와 장난을 치길래, 인상을 잔뜩 쓰며,
야! 김00!
그만 해라!
이렇게 말했더니, 평소같으면 삐져서 표정이 금세 잘도 바뀌는 녀석이 오늘따라 그래도 기분이 좋은지 갑자기 나를 보고 하회탈의 표정을 지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웃지 마!!!
정들어!!!
녀석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맨 앞에서 나를 말똥말똥 올려다보던 여학생이 차분하게 말한다.
쌤!
이미 정 들었잖아요!
짜식.
눈치는 빨라가지고.
아이들은 귀신이다.
진짜 미워서 혼내는지, 예뻐하지만 혼내는지, 감정이 실려있는지, 아닌지, 귀신같이 알아낸다.
그나저나 미운정 고운정 든 요녀석들, 내년에 또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뭐, 고민한다고 다 내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201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