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말종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니체이야기_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5

by 코끼리거북이

프롤로그

니체 전집을 읽은 것도 아니고, 니체의 삶과 사상을 아주 살짝만 아는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무엇을 위해 쓰고 브런치에 올리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글을 쓰면서 첨가하고 싶은 내용도, 문장들 하나하나 해석하여 써내려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것으로 만들지 못한 뭔가를 주절주절 쓰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아는 척하는 글쓰기는 못하겠다. 그리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를 읽고 소화하고 글로 써내는 작업을 완성하겠다는 확고함은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나의 니체이야기를 듣고 자라날 아이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용기 내어 글쓰기를 이어간다.

1_짜라투스스라의 서설_5

짜투가 여러 이야기를 하고 나서 다시 무리들을 바라보더니 입을 다물고야 말았지. 왜냐하면 무리들은 짜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비웃으면서 그저 자리에서 줄타기 광대만을 기다리며 있었거든. 짜투는 자신이 무리들 귀에 맞는 입이 아니라고, 자신의 지혜는 무리들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 귀에 읽기,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주는 꼴이었던 거야. 소에게 책을 읽어주고, 돼지에게 보물을 보여준들 소가 속에 담긴 좋은 내용들을 알아듣겠으며, 돼지가 값비싸고 귀한 보석의 가치를 알겠어? 신약성경에도 예수가 무리들에게 가르칠 말했던들을 있는 자는 들으라라는 표현이 자주 나와. 예수의 가르침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헛소리로 들릴 테니, 들을 사람만 들으라는 거야. 결국 귀하고 가치 있는 지혜나 진리는 마음을 열고 들을 귀가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져. 엄마가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써서 너희들에게 낭독해 주는데, 너희들 귀에는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지 궁금해진다.

짜투는 생각했어. ‘ 무리들에게 말이 먹히지 않는데, 그럼 어떻게 한담? 저들이 눈으로라도 들을 있도록 귀를 없애 버려야 하나? 아니면 치고 장구치고 요란을 떨면서회개하라.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렇게 떠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헛소리나 하는 광신도처럼 지껄어야 하나? 그런데 말이야, 저들 나름대로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갖게 하는 뭔가 있단 말이지. 맞아. 그들은 뭔가를교양이라고 불러. 교양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지식, 도덕을 말하지. 그런 지식, 도덕들을 기본으로 길러진 고상하고 예의 바르고 원만한 품성을 말한다지? 저들에겐 그런 교양이 있으니 한낱 양치기보다 자기들이 뛰어나다고 믿고 있어. 교양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내가 자기들을 겨냥해서 말한경멸이란 말을 듣기 싫어하는 거야. 그렇다면 이제 저들의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에다 대고 그야말로 가장 경멸스러운 자에 대해 말하겠어. 그건 바로인간 말종이야.’

이렇게 생각을 마치고 짜투는 무리들을 향해 말했어.

이제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세울 때이다. 지금이 최고의 희망의 싹을 틔워야 때이다. 땅이 아직 기름지고 비옥하다. 그러나 언젠가 땅은 메마르고 척박해져 어떤 나무도 이상 땅에서 자라지 못할 것이다.”

짜투는 사람들에게 지금이 자신의 목표, 위버멘쉬가 되기 위한 희망의 싹을 틔울 때라고 선언하는 거야. 아직은 사람들의 마음의 토양이 기름지고 비옥하거든. 그런데 나중엔위버멘쉬라는 목표를 향해 이상 동경의 화살을 쏘지 못하고 활을 쏘기 위해 활시위를 울릴 줄도 모르는 ’, ‘ 이상 자유롭게 춤추는 위버멘쉬라는 별을 탄생시킬 없게 온대. , 사람이 이상의 위버멘쉬를 향한 자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과 기대, 자기를 넘어서는 성장과 발전이 전혀 없는 상태가 온다는 것이야. 그래서 이상 자기 자신을 경멸하지도 못하는 가장 경멸스러운 인간, 인간 말종 시대가 된다는 거야.

짜투는 이어서 인간 말종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

인간 말종은사랑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 별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눈만 껌뻑거린다.”

짜투는 사람들에게 이미 위버멘쉬를 사랑한다고, 위버멘쉬는 자기를 극복하며 뭔가를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위버멘쉬는 자유롭게 춤추는 별이라고 말했어. 그런데 인간 말종은 짜투의 말을 들었지만, “도대체사랑, 창조, 그딴 뭐라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여. 짜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새롭고 놀라운 짜투의 말을 한 번쯤이라도 생각해 보려고 하지도 않고, 하다못해 생각과는 다르다고 비판하지도 않아. 그저 비웃기나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만 껌뻑거리는 거야. 짜투는 이런 인간 말종들은 성장과 발전이 없기 때문에 자기도 작아지는데, 그들은 주변 사람들도, 주변 세상도 작아지게 한대. 그리고 그런 인간 말종들은 마치 벼룩과 같아서 쉽게 없어지지도 않는대. 없이 작아진 인간말종들이 벼룩처럼 대지 위를 뛰어다니면서 점점 사람들과 세상을 없는 상태로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 봐. 세상이 인간 말종으로 가득 있는 모습을 말이야.

짜투는 말해.

인간 말종은우리는 행복을 찾았다라고 말하며 눈만 껌뻑거린다.”

말을 2번이나 하는데, 인간 말종을 비웃는듯한 말투야. ‘눈만 껌뻑거린다리는 모습을 곰곰이 생각하고 상상해 봐.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눈만 멀뚱멀뚱 뜨면서 가만히 있는 듯한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

인간 말종들이 찾은 행복은 뭘까? 짜투가 말하길, 그들이 말하는 행복은 살기 힘든 곳을 떠나 자신들에게 필요한 온정을 채우기 위해 이웃들과 적당히 사랑하면서 근심, 걱정, 힘든 일없이 그저 행복하고 따스하고 안정되기만을 바라는 거야. 그런데 짜투는 이미 말했어. 인간은 동물과 위버멘쉬 사이에 있는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라고. 우리는 깊은 심연 위에 놓여 있어서 앞으로 가기도 뒤를 돌아보기도 그대로 있기도 두렵고 불안한 존재야. 떨어질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고 뒤로 후퇴할 수도 있고 앞으로 나갈 수도 있고, 그저 그대로 있을 수도 있어. 우리의 삶은 그렇게 불안하고, 두렵고, 변화 가득하고, 정해질 없는 것이야. 그래서 우리의 , 인간 자체는 진중하고 무겁고 치열한 거야. 그런데 인간 말종은 불안하고 두려운 인간의 삶을 무시하고 그저행복’, ‘안정’, ‘평화라는 말로 현실을 좋은 좋은 거지 하며 가볍게 치부해 버려. 짜투의 표현에 따르면, ‘때로는 약간의 독으로 행복을 꿈꿔’. , 술에 취해, 무언가에 취해 약간의 쾌락을 즐기면서 삶에 대한 이해도 없이, 살아내기 위한 목표도, 애씀도, 성장도 없는 상당히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거야.

엄마는 행복한 가정’, ‘안정된 일상 꿈꿨어. 삶의 고난을 피하고 싶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어서 아이 낳고 키우고 적당한 돈이 있으면 그럭저럭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 기대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인간이기에 느껴지는 불안, 두려움, 슬픔을 포장하고 싶고 맞닥뜨리기 싫고 극복하기 싫었던 듯싶어. 그런데 살면서 알게 되는 , 우리 삶에 있는 고통과 어려움, 불안과 두려움은 피할 수도 포장할 수도 없고, 사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갈 행복과 기쁨, 감동과 감사가 어우러질 있다는 거야. 엄마는 이제 위버멘쉬라는 목표를 향해 길을 가고 있어. 그리고 너희들이 어리지만, 우리 모두 자기를 극복하고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위버멘쉬의 길로 초대해. 길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인간은 길을 가면서 인간다워지고 깊어지고 넓어지고 새로워지지 않을까?

이렇게 짜투의 첫 번째 연설이 끝나고 말았어. 왜냐하면 무리들이 고함과 환호가 짜투의 연설을 가로막았거든. 무리들이 외쳤어. “, 짜라투스트라여! 우리에게 당신이 말하는 인간 말종을 우리에게 내놓아라. 우리를 인간 말종이 되게 하라. 그러면 우리는 당신에게 위버멘쉬를 선물로 주겠다!” 무리들은 이렇게 고함치며 혀를 차댔어.

그러자 짜투는 슬퍼졌어.

저들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저들의 귀를 위한 입이 아닌가 보다. 내가 너무 오랜 시간 산속에서 살았나 보다. 시냇물소리와 나무들의 속삭임만 너무 많이 들었나 보다. 나의 말이 저들에게 맞지 않으니 말이야. 나의 영혼은 아침의 산처럼 확고하고 환하다. 그런데 저들은 이런 나를 끔찍한 헛소리와 농담만 하는 익살꾼으로 여기고 나를 쳐다보며 큰소리로 웃고 나를 미워하며 조롱하고 있구나. , 저들의 웃음이 너무나 얼음처럼 차갑다.’

짜투가 사람들을 향해 인간말종이 되지 말라고 말하는 건데 자기들을 인간말종이 되게 하라니! 짜투가 위버멘쉬인데 짜투에게 위버멘쉬를 선물로 주겠다니! 사람들은 짜투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큰소리로 비웃고 조롱해. 조롱이 너무나도 차가워.

, 이렇게 사람들과의 소통은 무너져. 뭔가 앞으로 짜투의 지혜의 여정이 슬프게 흘러갈 같은 느낌이야. 그런데 소통이 무너지기만 하는 같은 짜투의 지혜의 여정 또한 위버멘쉬의 길이 아닐까? 엄마는 짜투의 행동과 마음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씩 기대된다. ^^

에필로그

글을 쓰면서 이야기 속에 담긴 짜투의 말과 사람들의 반응이 계속 맴돈다. 차가웠던 사람들의 조롱, 확고하고 환한 짜투의 지혜, 그리고 간격 사이에서 느끼는 짜투의 슬픔……

<참고 문헌>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사순옥 옮김. 홍신문화사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동호 옮김. 책세상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백승영 지음. 세창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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