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전하게 양쪽에 다리를 걸친다는 것

어느 한쪽에도 온 마음을 쏟지 않는다는 것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다녀왔다.

아이 둘을 데리고, 호텔은 오랜만이다.


짐 싸는 것에 능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벅찬 미션이다.

아이들 짐 이외에 항상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은 미련스러운 <내 시간의 소유권>이다.


[읽어야 할 책과, 독서받침대, 필통, 다이어리…]챙기다 보니

내 짐만 해도 한가득이다.

사실 챙길 때부터 알고 있었다.

이것들을 제대로 읽을 시간조차 없을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난 아이들 물놀이 용품과 함께 <내 시간의 소유권>도 준비물로 챙겼다.

평소 집중하여 내 시간을 잘 사용하는 편도 아니건만

(그렇다면 숏폼을 보는 등, 시간을 낭비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을 왜?? 유독 아까워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아이도 키우고, 스스로도 키우고 싶은 “엄마 사람”이라

보호받지 못했던 내 유년시절처럼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어 하지 않는 습성을 답습하는 것인가…

(24살 어린 나이에 나를 낳았던 엄마는 어려서.. 몰라서.. 그랬던 것인데)


스플래쉬베이, 워터파크에서도 책을 들고 간 내 미련스러운 자기 시간 소유권.

그러나, 이날은 알고 있었다. 어차피 펼쳐보지도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마음은 아이들과 물속에 들어가기로 결심을 한 터였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는 온통 그 시간 속으로 입수를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나게 워터 슬라이드에 몸을 맡기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고, 이날 나는 아이들과 온전히 함께한 충분한 행복을 느꼈다.


여전히 내 시간의 소유권(=책)을 챙겼지만,

다음에는 양 쪽에 한 발씩 발을 걸치지 않고,

온전히 아이들 섬에 흠뻑 빠지겠다.

앞으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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