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엄마에게

그래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



어디선가 동일 제목의 에세이를 보았다.

아… 저 정도는 되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갑을 열겠구나. 싶으면서

이 제목이 과하지 않았다.



나의 엄마는 나와 다르다.

흠…. 다르다는 말보다 더 센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데

결이 촘촘하게 오해를 살까 두려워 ‘다르다’는 말로 대신하겠다.

내가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


매일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자주 연락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고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오늘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이다.

”엄마. 왜? 무슨 일 있어? “


“나 치아가 4개나 문제가 생겼어 다 짜증 나..”

다 죽어가는 목소리…

이해가 안 간다.

나이가 70살이 되었는데, 이도 몸도 서서히 고장이 나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

치아가 4개나 문제가 생긴 게, 왜 밥을 못 먹을 일이고 왜 짜증이 나는 일인가?


속상할 순 있지만, 그게 만사를 놓을 일인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해 죽겠다는 그 말투가

나는 끔찍하게 싫다.


2년 전 엄마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그 부위가 어디든 자신의 몸에 암세포가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했고

나는 수술 전날 예정되어 있던 세계여행 출발로 옆에 못 있어준다는 죄송한 마음을 가득 안고 비행기를 탔다.

여행 가서도 수시로 전화를 했다. 괜찮다고 괜찮을 거라고 초기라 잘 회복할 거라고 잘 다독거려 주었지만

1년이 지나서도 간암 수술까지 한 고모옆에서 다 죽어가는 엄마를 보는 게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할까?

나는 내 엄마의 그런 점이 너무 싫다. 죽이고 싶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싫다.

어떤 일이 자신에게 닥치면 모든 소화기관은 멈추고 며칠을 앓아누워있다. 심할 땐 ‘살기 싫다’는 말도 서슴없다.




그런데, 나는 내가 진짜 싫어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행동이나 싫은 점을 입에도 담지 않는다.

그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하고 보듬고 싶어서 싫은 점이 계속 마음에 남아 나를 거슬리게 하는구나… 깨닫게 된 밤…


“ 치아 4개가 문제가 생겼는데도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사람도 있어 엄마.

돈 걱정 안 하는 것만으로도 어찌 보면 감사한 거야. “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내뱉진 못했다.

대신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엄마의 (내 눈에 내 마음에 내 머릿속에) 진짜 싫고 거슬리는 행동도

어찌 보면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라 품고 싶어서 이런 감정이 드는구나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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