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심사가 아이에게 그대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좋아.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올 한 해 국중박 방문의 해로 정했을 만큼
자주 가고 있어.
(비록 요즘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향으로 역대급으로 국중박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난 케데헌과 상관없이 나의 안목을 높이기 위해서지)
오늘은 지난번 방문한 <조선 전기 미술 대전 새나라 새미술> 전시에 2번째 관람이기도 해.
아침 일찍 서둘러 10시 오픈런에 맞춰 국중박에 도착했어.
처음엔 욕심을 내서 도슨트도 2개나 연달아 듣고, 여러 전시관을 돌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의 집중력을 이해하며 한번 방문에 딱 1 전시실만 방문하기로 했어.
내 안목을 키우려다가, 아이들에게 국중박의 방문이 지겹게 느껴지면 안 되니까
아침에 서원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
“엄마 지금 그 전시가 끝나면 그 전시품들은 어디로 가는 거야?”
“각자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겠지. 지금처럼 한자리에 그 유물들이 모여있는 건 쉬운 게 아니야. ”
특별 전시가 끝나면 그 전시품들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는게 기특하더라.
오늘은 아이들 흥미 유발을 위해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렸어.
이 녀석들.. 대충 들을 줄 알았는데
오디오 가이드 빌리는 값이 아깝지 않게 집중해서 듣더라.
비록 그 내용을 100% 이해할 순 없겠지. (10%로만 이해해도 감사한 거 아니야?)
그 태도가 어찌나 좋은지
깜짝 놀랐잖아
그간 추사 김정희 공부를 하면서 아이를 추사 예산고택에도 데려가고,
함께 공부하는 멋진 뒷모습을 가진 어른들과의 모임에도 아이를 데리고 갔었어.
그러다 보니 아이도 하나둘씩 쌓인 게 있나 봐
나만 쌓이는 줄 알았는데 아이도 나이상으로 쌓인 것들이 많다는 걸 오늘 아이의 태도를 보고 깨닫게 되었지
오늘 아이는 대단히 태도가 좋았어.
나 이상으로
마지막에 어떤 것이 기억에 남는지 한 가지씩 말해보라고 하니까
집중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대답을 흐지부지하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오늘 아이에겐 뿔잔과 훈민정음이 남았데…
때로는 체력이 달려서 아이들을 이렇게 데리고 다니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은데
나 오늘 마음이 굳건해졌다.
내 관심사가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구나.
아이가 살길 바라는 모습대로 내가 살면 되겠구나.
국중박 붐과 상관없이, 나는 꾸준히 아이와 이곳을 방문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