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이야기
가을만 되면 날 그렇게들 찾아.
평소엔 날 못난이에 비유하면서.
내가 힘들게 피운 꽃엔 관심도 없으면서.
난 네 생각보다 달콤하지.
한 번 내가 너에게 내 마음을 보여주면
넌 다음 이맘때에도 나를 찾아오게 될 거야.
그런데 난 생각보다 단단하지.
뜨거운 사랑으로 오랜 시간 애무해 주지 않으면
날카로운 칼날로 비벼대야 내 마음은 열리지 않아.
내게 칼로 흠집을 내도 좋아.
먼저 사랑으로 어루만져 준다면.
내게 칼로 흠집을 내도 좋아.
가을마다 날 기억해 주리라 약속해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