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r Honey Oct 18. 2021

내게 칼로 흠집을 내도 좋아

호박 이야기

가을만 되면 날 그렇게들 찾아.

평소엔 날 못난이에 비유하면서.

내가 힘들게 피운 꽃엔 관심도 없으면서.


난 네 생각보다 달콤하지.

한 번 내가 너에게 내 마음을 보여주면

넌 다음 이맘때에도 나를 찾아오게 될 거야.


그런데 난 생각보다 단단하지.

뜨거운 사랑으로 오랜 시간 애무해 주지 않으면

날카로운 칼날로 비벼대야 내 마음은 열리지 않아.


내게 칼로 흠집을 내도 좋아.

먼저 사랑으로 어루만져 준다면.


내게 칼로 흠집을 내도 좋아.

가을마다 날 기억해 주리라 약속해 준다면.

작가의 이전글 내가 오늘 기분이 좋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