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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Dec 09. 2021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23)

틀니와 하늘의 별의 공통점 / 길이 들었어

4월 20일

# 틀니와 하늘의 별의 공통점


저녁에 앤디가 손에 틀니를 담는 하얀 동그란 통을 들고 아버지 틀니를 빼려 하자 보통 때엔 틀니를 잘 뱉어 내던 이 가 오늘은 입을 꼭 담고 틀니를 안 내놓으려 하자 앤디가 설득을 시킨다.  


앤디: "아버지, 틀니는 하늘에 별과 같아 저녁에는 입에서 나와 있어야 돼요"


틀니를 빼고 나서


나: "한번 웃어 보세요"
시아버지: "나 오늘은 안 웃어"
나: "왜요?"
시아버지: "내가 잘못한 게 많아, 나 양심에 가책이 생겨서"


4월 21일

# 길이 들었어


나: "빌리 씨가 당신께 안부를 전하라고 하더군요"
시아버지: "모두 내 생각해 주는군"
나: "그럼요, 모두 당신 생각을 하고 말고요. 빌리 씨가 당신이 지금도 그렇게 와일드하냐고 물어서 지금은 우리 아버지가 많이 착해졌다고 했죠"
시아버지: "맞아 내가 무척 와일드했지만 지금은 길이 들었어, 그런데 앤디가 불쌍해!"


동물한테만 쓰는 그런 길이 들었단 말을 쓴다. 


나: "왜요?"
시아버지: "내가 너무 자주 불러서" 


이제 우리 아이가 철이 드나 보다. 자신이 우리를 자주 불러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게 미안한 모양이다. 내가 앤디에게 아버지가 한 말을 하자 앤디가 아버지에게 확인하고 싶어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웬걸...


앤디: "아빠가 그런 말을 했어요? 너무 나를 많이 불러서 불쌍하다고?"

시아버지: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말도 안 돼, 내가 네 이름을 너무 적게 불러 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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