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결심

by 흉터쿠키

본격적인 추위를 알리는

일기예보를 들은 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다


그러다 문득,

너와 나누던 우스운 말 한마디가 떠올라

눈가가 시리기도

그때의 입모양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어렴풋이 너를 더듬어 떠올리기도 했다


저만치에서 잦아들던 웃음소리는

눈이 부시도록 위태로운

누군가의 고백처럼

온종일 귓가를 맴돌았다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결심을 붙든 채

방문은 내내 닫히지 않았고,

그 틈 사이로 그렇게

또 한 번의 아침이

스며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