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집으로 가는 길

본향이 있다면

by 월클쌤 Feb 09. 2025
수평선의 선명한 줄

아침 조식을 다른 호텔 조식으로 마무리했다.

어제 저녁 식사를 못해서 굳이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남편을 말리지 못했다.

아들은 돈까스를, 나와 남편은 고사리국과 국을 시키고 사진을 찍었다.

뜨거운 국이라 다행히 위장에서 거부하지 않고 잘 내려갔다.

미리 기념품을  사지 못해 여객기 터미널에서 귤모양 열쇠걸이 두개와 볼펜 세 개 그리고 하르방 립밤을 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쇼핑의 여왕이 여행지에서 잔돈도 못 쓰고 그냥 오려니 뭔가 빠뜨린 것 같아 허전해서 지른 것이다.

하르방 립밤은 몇 개 더 사도 되는데 내거만 산 것 같아 쿠팡을 알아봐야겠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이라는 어느 작가의 책제목이 나에게 화두를 던져 주었다.

지금 있는 이 곳이 영원히 머무를 장소가 아니라면 아무리 오래 있더라도 그 곳은 여행지일 수밖에 없고 그는 나그네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집에 도착하면 나는 지친 여행의 피로를 풀고 여행 중 얻은 추억과 소중한 물품을 가지고 여느 일상처럼 하루를 살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 없는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일상을 살았을 것이다. 영원한 곳으로 돌아가기 전 지구별에서의 하루하루를 소중한 일상처럼 여기며 살아냈을 것이다. 돌아갈 본향에 대한 기대와 그리움을 가지고 살았을 것이다.


(행여 본향에 가는 그 날만 중요한 날일까 심판을 받는 그날을 위해 나의 모든 날들을 태워야 한다고 어느 잘못된 교리는 그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하루하루가 소중한 일상이다)


본향에 돌아가기 전 오늘 하루는 여행 중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여행이다.



이전 04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