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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May 05. 2022

직장인이 반드시 취미를 가져야 하는 이유

'남을 위한 일' 을 하기 위한 '나를 위한 일'

자! 이제 시작이야 ! 새로운 나를 찾기 위한 여행~



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취미를 가질 것을 적극 권유한다. 취미가 있는 직장인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의 삶의 질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시절 나는 일이 전부였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커리어 우먼을 꿈꿨다. 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되고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이 마음가짐이 틀렸다는 걸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집에서도 회사 생각 = 저녁은 있는데 퇴근이 없는 삶?


회사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띵동' 하고 생기는 게 있다. 바로 그 이름도 무서운 회사 단톡방이다. 이곳에는 아주 무시무시한 특징들이 있다. 이곳은 퇴근이 없다. 심하면 주말도 없을 수 있다. 어느 곳을 가든 내가 핸드폰을 가지고만 다닌다면 심지어 휴가를 가도 '까똑' 소리는 멈출 줄 모른다. 물론 회사 톡의 알림은 다 꺼 놓으시쥬? 저만 그런 거 아니쥬? 에헴... 처음 입사하고서는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뭘 실수한 게 없는지 퇴근 후에도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몸은 분명 퇴근했는데 퇴근한 기분이 안 들었다. 그러다가 다음날 출근하면 나는 24시간 계속 일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직장과 집이 전혀 분리되지 않았던 거다.


내가 이렇게 하루 종일 일 생각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했다. 결론. 퇴근하고 딱히 할 일이 없으니까 계속 일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그 일이 좋아서가 아니다. 퇴근하면 머리에서도 자동으로 회사 생각은 OFF가 돼야 하는데 우리 뇌에 그런 기능은 없나 보다. 하루의 직장 생활이 바둑 한판 두는 것과 같았다. 온종일 열심히 바둑을 두고 집에 돌아와 오늘 있었던 일들을 되뇌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복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내일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 어제 복기를 바탕으로 조심조심 새로운 바둑을 둔다. 분명 커리어의 발전 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이 맞지만 개인으로서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번아웃의 돌파구 : 취미 찾고 워라밸도 찾자


한창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나는 도망칠 구멍이 절실히 필요했다. 휴일에는 침대에 누워만 있고 하루 종일 우울했다. 잠시만이라도 일을 잊고 싶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내 인생에 회사밖에 없으니 생각나는 게 그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취미생활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제일 먼저 했던 것이 회사 바로 건너편 연기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었다. 나는 예술로 도망치고 싶었다. 완전히 반대인 세계라 궁금하기도 했고 재밌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딱 2번 가고 나와버렸다. 재미는커녕 뭘 배우는지조차도 모르겠었다. 수강료도 너무 비싸서 부담이 됐는데 이 돈을 내면서 취미 생활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번 가고 안 갔다. 그 후로 내가 학원을 잘못 갔나 하는 생각에 다른 연기학원을 알아봤다. 그런데 딱히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취미를 찾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일과는 반대되는 무언가를 배우고자 찾고 찾았다. 그렇게 찾고 있는 중에 기간이 떠서 다른 걸 찾는 동안만 다녀볼 생각으로 음악 학원에 등록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너무 재밌었다. 처음 50분 배우고 나오는데 속이 다 후련했다. '내가 왜 그동안 이 재미를 몰랐을까' 음악을 모르고 지나간 세월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다. 그렇게 나는 취미 유목민에서 벗어나 정착하게 되었다.


나에게 맞는 취미를 찾아서인지 직장 스트레스로 생겼던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 가서 50분 동안 배우는 것이었지만 그 하루가 짜릿했다. 그렇게 점점 웃음도 찾고 또 거기서 내일 출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그 후로 나는 더 이상 퇴근해서까지 직장 생각에 골머리를 썩지 않아도 됐다. 퇴근하면 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하느라 거기에 몰두했다. 재밌으니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그러면서 일과 라이프의 밸런스가 맞춰졌다.






직장과 취미 = 김과 밥


그 후로 나는 남을 위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위한 일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생전 싫어하던 운동도 하기 위해 필라테스도 등록했다. 예전 같았으면 돈 무서워서 하지 못할 일들을 나를 위한 투자로 하기 시작했다. 쉬는 날에는 누워만 있지 않고 여행도 다녀봤다.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르는 곳에 가면 뇌가 자연적으로 긴장을 하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길을 찾는 일이라던가 숙박을 하는 일이라던가 신경 써야 할게 너무나도 많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일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나는 그렇게 잠시라도 회사를 잊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사람들이 워라밸을 외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휴가 사용 촉진제도 있다. 회사가 직원들의 휴가를 적극 권장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확실히 직장인 이외의 다른 자아를 찾는 것은 필요하다. 하루 종일 남을 위해 일해주다 피곤해 쓰러지는 나는 불쌍하다. 그래도 내가 주인공인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직장과 취미는 김과 밥처럼 붙어 다녀야 한다. 취미는 일을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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