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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Jul 08. 2024

좋아하는 선수들이 생겼다

학교스포츠클럽 몰입하기

2년만에 복직해서 정신없는 1학기를 보내고 있다.


학교 시스템과 문화가 빠르게 변하지는 않는다고

얼핏, 그리고 지금껏 생각해왔는데

복직과 동시에 학교를 옮긴 탓에 호되게 적응통을 앓고 있다.

나는 정신을 놓고 오는 중…

힘든 1학기에 기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이다.

평일 학교 내에서 활동도 하고

주말에는 교육감배 시합에도 출전한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은 거의 반납 수준…


예전과 다르게 출장과 초과 근무를 동시에 달고 나오게 자리가 잡힌 듯하여 약간의 위안은 되지만 너무 짠거 아닌가요…


사명감으로 하겠습니데이~

우리 여자농구 팀이름은 언데드. 죽지않는 좀비같은…것들을 뜻한다…흠

여학생 농구스포츠클럽을 어쩌다 맡은 탓에(애들 바람을 내가 넣기는 했지만…)

점심시간,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목요일 아침…

이렇게 연습도 하고 있다.


단체 톡을 보니 애들은 야간 훈련(학교 주변 공원에서 하는 삼삼오오 길거리 농구)도 하는 듯하다.

다시말하지만 얘네는 여고생이다.

기특한 녀석들.

공바람이 나버렸다.

처음에는 농구 규칙도 모르던 아이들이 한 학기만에 성장한 모습을 보면 보람있다.


성장형 선수인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다.


교육감배 경기는 첫 경기만 패하고 파죽의 3연승으로 조별 리그 경기를 모두 마쳤다.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이 결정되는데 그 결과를 떠나서 과정이 좋았으므로 아쉽거나 후회는 없다.

나와 아이들 모두 열정을 쏟아부었다!


마지막 경기는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밀린 경기를 따라잡고 연장 접전 끝에 승리했다. 역대급 경기, 경험.


마지막 시합 전날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라 시험을 마치고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피곤할 법도 한 아이들은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정도 집중해서 연습에 참여했다.

체육관 매트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연습에 참가한 친구도 있었다.

나는 시합때마다 찍어둔 상대팀 경기 영상을 보고 전력을 분석해서 아이들에게 알려줬고

남자 농구반 아이들에게 상대편 주요선수 등번호를 입혔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뭘 잘하는 지 알려주고 캐릭터를 입혀서 연습 경기까지 마쳤다.


역대급 명경기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철저한 준비가 좋은 결과를 만든 것!


아이들은 시합에 몰입해있었다.

돌아보면 나도 마찬가지.

경기 때마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상대 학교들의 경기를 꼼꼼히 보고 촬영하고 분석했다.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선수들이 생겼다.

소위 말하는 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몰입으로 인한 팬심은

경기를, 선수를 잘 알게 했고

그 잘 이해한 부분을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경기 중에도 반복해서 강조할 수 있게 되었다.

좋아하는 선수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

선수가 아니라 실상은 학생들이지만

코트에서 뛰면 선수지뭐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사람은 관중

나는 관중이었지만 학교스포츠클럽 경기는 우리들만의 리그라 관중이 없다.

사실 관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지.

보러오는 사람도 많이 없지만

관중석이 있는 학교는 극소수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학교가 대부분이다.

무대 위에서 보거나 위층 난간에 서서 보는 게 일반적

학교스포츠경기도 해당학교 학생들이 와서 관전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

지역 주민들이 와서 관람해도 되고.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는 폐쇄적 공간이라 외부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학교, 학교 체육관 자체는 물론 경기 운영도 관람하는 사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냥 당사자들의 일 일뿐이다.


학교스포츠클럽 경기 관람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고 학교와 지역의 문화가 될 때 학교체육이 더 꽃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체육 선진국들이 그렇잖아.

우리는 아직 멀었다.


체육관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할 때 이런 점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관람석, 관람 공간 확보


학교스포츠경기 시 다양한 관람자들이 와서 볼 수 있게 관람 친화적 운영이 필요하다.


경기 기록자만 보는 전광판이 아니라 모두가 볼 수 있는 그런 전광판도 필요하다.


보편적 관람을 통해 누구든 좋아하는 선수가 생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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